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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불꽃을 밝히는 작은사람들이 우리곁에 있다(7)

내 곁에 살아있는 천사가 있어요

벌써 4~5년이 지났다.

휠체어를 타고 그다지 높지 않은 턱을 넘으려다

그만 휠체어가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그 순간

왼쪽 어깨래서

"팽-----"하는 소리가 귓전을 울리면서

나는 휠체어와 함께

뒤로 넘어지면서 내동갱이쳐졌다.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너무 통증이 심하면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가?

"나 좀 휠체어에서 일으켜 주세요!"라는 말조차

입술에서 나오지 않았다,.


1-2분 이 지났을까?

내 생각에는 한두시간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서

쓰러진 휠체어를 일으켜 세웠다.

"아니 왜 여기 이러고 계세요?"


그제서야 나는 정신을 차렸다.

"어깨가...어깨가 끊어진 것 같아요,."


이로 인해 회전근을 잇는

수술을 하고 약6개월간의  재활과정을

거쳐야했다.


약4개월 정도 되었을 때

나는 식구들과 함께

코엑스(COEX) 방문해서 식사를 하고

이리저리 들러보고 있었다.

독일 Heidelberg street

"자 우리 장콜 불러서 집에 가자"하고

나는 출구(出口) 찾았다.

하얀 대리석으로 깔린 바닥.

나는 순간 공중(空中)으로 날았다.

그리고 "꽝!"하고

굉음(宏音)을 날리며

바닥에 곤두박질하고 말았다.

.

나는 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바닥과

계단의 경계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전동휠체어는 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계단 아래로 삐끗 하며 떨어져 나뒹굴고

내몸도 함께 대리석 바닥에 쳐박혔다.


순간 대리석에 부딪힌 나는 

머리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별을 보면서

 수만가지 상념에 빠졌다.


누가 거구(巨軀)인 나를 일으켜 전동휠체어에

올려줄 수 있을까?

전동휠체어는 망가지지 않았을까?

혹 망가졌다면 집으로 어떻게 갈수 있을까?

재활 중에 있는 어깨 회전근은 문제없을까?

순간 휠체어에 부딪혀 오른쪽 갈비뼈근방에서

통증이 깊게 느껴진다.

어쩌지?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 혼란스러워 할 때

아내와 두딸은 외마비비명을 지르며

"으악 !!!  아빠 괜찮아? 어떻게 해!"하며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근방을 지나가던

신사복을 입은 네분의 남자가

급히 달려오더니

전동휠체어를 일으켜세우고

동시에 나를  번쩍 들어서

휠체어에 앉힌다.

"어디 아픈데는 .."

나는 경황이 없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하고 대답하자

네 분의 신사는 뿔뿔이 흩어져

제갈길을 가고 있었다.

참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아내와 두딸은 나를 챙기느라

이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을 때에야 비로서

"이니 이분들 벌써 떠나버리신거야!"하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세상은 척박하다."고 한다.

세상은 이웃 특히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한다.

마치 성서에 나온

강도만난 사람을 외면하는 사람들처럼.


때로는 이웃에게 작은 선을 베풀고

자신의 이름이나 공로를 내세우려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전부 그런 것도 아니다.


내가 만난 이웃들은

세간(世間)의 평가(評價)와는 사뭇 다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보고

순식간에 하나가 되어  

도움을 나누고

이름도 밝히지 않고

공치사도 바라지 않고

홀연히 그 자리를 떠나는

진짜 천사(天使.Angel)같은 분들이었다.


루이스헤이의 I can do it

나는 이런 분들을 어쩌다 한 번

만났던 것이 아니다.


서울역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을 때

나를 업어 층계를 올라 이동시켜주고

일면식(一面識)조차 없는 다섯분의 천사들이

무거운 전동휠체어를 올려다 주곤

"감사합니다"라는 말조차 듣지않고

각기 제갈길을 향해

떠났던 일들.


인도 바닥이 깊게 패인 바람에

전동휠체어가 이동하다

깊이 패인 구덩이에 걸려

순간 내 육중한 몸이 공중낙하했던 그때도

지나가던 남자분들이 나를 들어서

전동휠체어  위에 앉히고는

단지 뒷모습만 보이고 쏜살같이  달려가느라

나는 그들의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일들.


나만 유독

많은 천사

멋진 이웃을 만났던가?


그렇지 않으리라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났던

좋은 이웃은 한둘이 아니다.


다만 나의 기억에서 사라졌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그분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세상에는  아직도

희망의 불꽃을 피우는

착한 이웃들이 많다.


나도 그들 중의 하나기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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