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내버려 두세요(2)

쉼터에서의 첫날.

어느 새 아침이 밝았다.

아침이면 항상 떠오르는 태양인데...

영숙이에게는 매우 낯설어 보이는 태양이다.


이미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하러 갔나보다.

영숙이는 빈 방에 홀로 앉아서 물끄러미 창문 바깥에 시선을 던진다.


여전히 시뻘겋게 멍이 든 팔이 영숙이의 시야를 어지럽힌다.

"아이 참..... 에이....!"


아침 식사를 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구석에 앉아 있다.

가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리를 떨면서.

"타 타 탁 타 타 타 탁..."

규치적이지 않는 리듬을 따라 발은 바닥을 두두린다.


시간이 얼마 지났을까?

"영숙아 아침 식사 하러가자.... 지금 너 혼자 남았어."


어제 영숙이를 반겨주었던 상담 선생님의 목소리이다.

처음 본 상담선생님의 얼굴은 이전에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밝고 부드러운 표정이었다.

오늘도 환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목소리에 영숙이는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거부할 생각조차 없는...

방금 전까지 밥 먹을 기운 조차 없어서, 아침식사는 걸러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영숙이는 선생님을 따라 나섰다.


"잘 잤어? 불편하지는 않니? 아침 식사를 하고 나와 함께 산책도 하자꾸나."

영숙이는 자기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했다.


아직 세수도 하지 못했는데... 혹 머리카락은 헝클어져있지 않을까?

영숙이는 새삼 자신의 외모를 걱정하면서 선생님을 따라간다.

"저... 선생님... 아직 세수도 하지 않았는데..."


선생님은 영숙이의 머리를 바라보면서 "내가 조금 다듬어 줄까?" 하신다.

"오늘만 식사하고 나서 세수하고 머리를 다듬자.. 내일은 제대로 해야겠지?"


영숙이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호흡도 함께.

"네.. 빨리 밥을 먹고..."


이내 중2로 돌아간 느낌이다.


이렇게 영숙이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내버려 두세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