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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를 선택하는 나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에수 스토리

<그물을 던졌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사람들>

나는 가버나움을 떠나

갈릴리 바다로 향했다.

하루하루 걸어서 이동하는 일은

다리에 통증을 더하는 일이다.

게다가

메마른 모래바람이 콧속으로 들이대면

숨 쉬는 것 조차 버겁다.

저기 푸른 색 물결이

하얀 거품을 물고 일렁인다.


몇몇이 그물질을 한다.

멀리서 보아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밤새 그물을 던져도

피래미 한 마리도 못잡았네"


내 눈에 보이는 물고기를

저들에게는 보이지 않는구나.


나는 끼어들었다.


"조금 깊은 곳으로

그물을 던지게나”


낯선 목소리에

저들은 순간 멈칫한다.


"뭐라 말씀을 하셨나요?

바다를 좀 아십니까?"

저들은

나에게서

대답을 들을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자 한번만 더 해보자!"

이미 그물은 바다 위로 던져졌다.

여전히

건져진 그물은 텅 비어있었다.


그러자 한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말한다.

"저희가 밤새도록 그물을 던졌지만

한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누구신지 모르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그물을 던져 보겠습니다."


잠시 후.

이들의 눈에는 당황함이 가득 채워졌다.


"어이 친구들!!

이리와서 우리를 돕게나

우리 힘만으로

그물을 들어올릴 수 없어"

< 네 명의 동역자를 부르다>

갈릴리 바다에서

어부들이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것을 많이 보기는 했다.


그러나

목공을 하는 집에서

어부들이 하는 일은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바다 깊은 곳에

그물을 던지라고 하다니.


이들은

그물을 들어 올리려는 순간 황당하면서

기쁨이 가득한 표정으로

얼굴이 변했다.


소위

"만선(満船) "의 기쁨이라고나 할까?

그대들의 이름은 무엇인가?

"나는 베드로,

이 친구는 내 동생 안드레

저기는 요한과 야고보요"


실제로 이들을 주시해 보고 있었다.


이들은

세례요한을 따르던 친구들이다.


세례 요한이 옥에 갇히자

다시 본래 직업으로 돌아간 것이다.


세례 요한을 통해

희망을 보았던 이들이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다.


나는 이들을 불렀다.

"나를 따르라".


나는 베드로를 불러 세웠다.

"그대는

앞으로

사람을 낚는 사람이 될 것이다."


베드로는

전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이전과는

100% 달라진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이 네명의 친구는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다에 그물을 버려두고

나를 따랐다.


요한과 야고보의 아버지

세베대는 선주(ship owner, 船主)이다.


앞으로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가야 할 텐데.

요한과 야고보는

단지 고기잡는 일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가업(家業)을 포기한 것이다.


이제 그는 평생 나를 따르다가

나를 따른다는 이유로

세상에서 갖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심지어 목숨을 바치는 일까지도.


<사람을 낚는 인부 (人夫)가 되라>

베드로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빛이 가득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도대체 이 분은 누구인가?

세례자 요한도 아닌 이 분은?"


베드로는

내 앞으로 다가와서 무릎을 꿇었다.


"저는 죄인입니다."


"베드로

그대는 무슨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고 싶었다.


베드로는

내 앞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Nothing)

존재라고 고백했다.

늘 바다를 생업으로 삼고

아버지에 이어 대대로

어부로 살아가는 이가

무슨 죄를 지을 수 있을까?


'조금 더 많이 잡아야지'하다가

하늘을 원망하고

바다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가진 것을

죄라고 할 수 없지.


베드로가

세례자 요한을 따라다닌 것을 보면

아직 이 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나는

"그대는 사람을 낚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덕분에 네 명이

나와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가버나움 회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사람들은 수군수군 거렸다.


"저 사람이 귀신에 사로잡혔어"

나라를 잃은 지

800년이 다 되어가고

타락한 종교인과 엉터리 집권자가

나라를 다스리고

청년들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말짱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루 하루 그저 그렇게

연명할 수 있겠지만

의미있게 살아가는 세상이

언제 돌아올까?


그래서

젊은이가 이리 되었구나.


그는

소리소리 지르며

회당 구석구석을 겅중겅중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러다가 멈칫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사렛 예수여!

당신은 하나님의 거룩한 자입니다.

나를 어찌하려고 합니까?"


저자가 나를 알아보다니.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나를 모르는데

이 친구는 나를 알아보네.


과연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인가?


과연 누가 제정신이고

누가 정신이 없는가?


나는 그에게 말했다.

"악한 영아 그에게서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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