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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한 국가와 침략당한 국가

침략당한 힘없는 조선은 선(善)이 아니다.

1885년 톈진조약(天津條約)
청(淸)과 일(日)사이에
조선(朝鮮) 땅에 군대주둔을 두고
이런 조약이 체결된다.

내용은 이렇다.
"양국은 조선땅에서 철수한다.
만일 군대를 주둔시킬 경우
서로 연락한다."

그러나
1894년 동학혁명(東學革命)에 의한

농민운동이 발발하고
조정(朝廷)이 이를 수습하지 못하자
고종(高宗)은 스스로
청나라에 구원을 요청한다.

청나라는 텐진조약에 근거하여
조선 땅에 청군(淸軍)의 파병을
일본에 알린다.

텐진조약 이후로
북방정책(北方政策)을 위해
지난 10년간 군사력을 기른
일본은
합법적으로 조선땅에 군대를
주둔시킬 명분을 얻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임오군란 이후

자신의 나라를 수호(守護)할 능력을
갖지 못하고
외세(外勢)를 요청한
허약한 조선조정은
자신의 영토를 주변강국에게
스스로 헌납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취한다.

임진왜란 이후
폼만 잡고 생색내기에 힘썼던
명(明)에게
얼마나 많은 수치를 당했는가?

침략한 일본(日本)이 떠나가자
명(明)이 총칼도 들지않고
더 비열하게 조선땅을 유린했던
그 비극을 자초한 것이다.

결국 이를 단초로
얼마 가지않아 청일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은 대승(大勝)을 거둔다.

이 당시 더욱 슬픈 일은
조선땅에서 벌어진
청일전쟁에서 조선군끼리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평양지역에서는
주둔하고 있는 청나라를 돕는
조선군이 일본의 강요에 의해
일본을 돕는 조선군과 전쟁을 벌이고,
전라도 충청지역에서는
동학농민군이 일본군과 연합한
조선군과 싸우게 되는 비극이
조선땅에서 일어난 것이다.

자연스럽게
조선 땅은
부도덕하고 무력한 조정에 의해
호시탐탐(虎視耽耽) 기회를 노리는
약탈자 일본에게 먹히는
단계를 밟아 간 것이다.


이후 러일전쟁이 일어난다.

러일전쟁 역시

일본의 승리로 끝난다.

그런데 이 전쟁의 전개과정은

이상하다.


러시아가 일본의 영토를

침범한 적도 없고

일본 역시 러시아의 영토를

침범한 적도 없다.

이들의 전쟁은

중국과 조선땅에서 일어났다.

무기력한 나라의 땅에서

강대국들의 전쟁이 일어났고

끝을 본 것이다.


조선은 이해관계 없이

자국(自國)의 영토에서

다른 나라가 전개하는 전쟁을

바라보아야 했다.


대가없는 희생을 치루면서.


개인 사이에도
거래(去來)에는 공짜가 없다.
하물며
국가 사이의 외교관계에
공짜가 존재하겠는가?


21세기 오늘
이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나라는
전적으로 우리 힘으로
지켜야 한다.

지구상 어디에도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할 외국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등거리(等距離) 외교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를 지켜낼
자강력(自强力)을 키워내야 한다.

과거 슬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서
외국의 힘을 빌려 나라를 지키려는
무기력한 우크라이나 정부를
본다.

어는 나라도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는다.

모두 흉내만 낼 뿐이다.


자국의 이익을 계산하면서.



힘이 없으면 먹힌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원칙이
국제정세를 지배하는
불변의 원칙이다.

예외는 없다.

지금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침략자를

악(惡)으로 규정하는 일에만

광적으로 몰두하고 있는가?


침략하지 않고

침략당하기만 하는 것도

선(善)이 아님을
역사는 말한다.


시기를 친 놈은

분명히 악(惡)하다.

그는 똑똑함을

불의를 위해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사기를 당한 쪽도

선(善)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착함으로

현명하게 처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를 지키고
강하게 만들어 가는 일에
더 큰 열정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벌거벗은 세계사"를 읽으면서

한 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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