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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는 사람들

1인칭 시점으로 전개하는 예수 스토리

<누가 행복한 존재인가?>

병원도 찾기 힘들고

의원도 만나기 힘든 세상.

웬만한 병은 귀신이 작업한 것이라고

믿는 사는 사람들.

때로는

병(diseases)에다 인격성을 부여하는 세상.


그래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물리칠 수 없는 병이라면

그 또한

인간보다 우위에 있는 세력이라고 인정하겠지.


내가

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회복시키자

소문이 각처에 퍼지기 시작했다.


병원을 찾아가느니

병을 고치는 그 분을 찾아가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는

민초들의 행렬


이들은 돈도 없이

나를 찾아왔다.


"고쳐주세요!" 라고

당당하게 요구조차 할 수 없는 가난한 이들.


그저 고쳐주기를 기대하는

간절히 바라는 그 열정과 믿음 만을 가지고

내게 왔다.


이들에게

율법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율법을 지킨다는 것이

과연 솔깃한 일이 되는가?

하루 하루 먹고 살아야 하고

아픈 몸을 이끌고

생의 전장으로 나가야 하는

그러나 율법을 지킨다는 사람들에게

저주 받은 사람,

무식한 사람,

불의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을 받는

그러나 이조차

무관심하게 바라보는 이들에게

율법은 무슨 까닭이 있는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율법을 주셨다

이것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이러한 말은

"소 귀에 경읽기"와 같은 것이다.


율법의 존재 조차 의식하지 않는 사람들과

율법을 지키고 있다고 행세부리는 사람들 사이에

나는 서 있다.


누구에게

행복하다고 선포할 것인가?


<기적이 필요할 때>

나는 시몬의 집을 방문했다.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인해

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병원을 갈 수 없고 돈도 없고

치료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열병을 견뎌내야 하는 것 뿐.


시몬도 시몬의 아내와 친척, 이웃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그녀와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서

슬픔과 아픔, 고통을 읽었다.

사십일간 금식했을 때

유혹하는 자가 내게 다가와 무엇을 말했던가?

"돌을 떡으로 만들라."


그래.

그런 이적은 지금 필요한 거야.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을 때,

귀신 때문에 병이 들었다는 사람에게

건강을 회복시켰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지금 이 여인에게 필요한 것은

이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건강한 몸이다.


나는 여인의 손을 잡았다.

단지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러나 살고싶다는 의지를

여인의 손에서 느껴지는

가녀지리만 역동적인 맥박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여인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녀가 제일 처음 한 일은

나에게 물 한잔 대접하는 일이다.

그녀에게서

섬김의 도를 본다.


여인의 건강이 회복되자

소문을 들은 많은 사람들

귀신에 사로잡혔다는 사람들,

병을 치료하지 못한 사람들이

내게 몰려들었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치료하는 하나님이다.


지금 나는 그 일을 하고 있다.

생명을 회복시키는 일.


<한센인의 바램>

며칠 지나지 않아

한센병으로 고통을 당하던 한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한센병.

단순한 질병이 아니다.

한센인 당사자도

자신의 얼굴, 손과 발을

보기를 꺼려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도

가까이하기 꺼려한다.


이미 율법으로 저주받은 자라고

정평이 나있다.

그런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나에게 다가온 것이다.


"나도

다른 사람처럼

당당하게 얼굴을 내밀고

손잡고 대화하며 살고 싶어요."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픈 바램.

그는 거대하고 거창한 것을 꿈꾸지 않는다.

그런 것은 사치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소박한 꿈에

그가 가진 일상적인 바램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나는 그의 피부를 만졌다.

그의 피부는

불결하기보다 부드러웠다.


나의 손이 닿는순간

이미 어린아이의 피부와 같이 변했다.


그는 치유되었음을 즉각 알아차렸다.

처음으로 만져보는 자신의 피부.

처음 만나보는 자신의 얼굴.

만져보고 만져본다.

신비(Mystery).


질병으로 감춰진

갈라지고 메마른 피부는

이미 사라지고

숨겨진 뽀얀 피부가 찾아왔다.


"이것이 나의 피부라니. 하나님께서 주신

본래의 나자신이라니."


나는 그에게 부탁했다.

"제사장들에게 너의 피부를 보여라.

그래야 더욱 당당하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내 곁을 떠났다.

걸어서?

아니다.

겅중겅중 뛰면서.

나를 떠난 이들을 보면서

내 안에 기쁨이 그득 솟는다.

"좋겠다. 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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