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야기도 없었어요.
나에겐 엄마가 있는데.
비록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떠난 엄마가 살아계신데.
새엄마라니?
나는 당황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네 안녕하세요?"하며 간단히 인사만하고 돌아섰어요.
"네가 일수구나. 앞으로 잘 지내자."
새엄마라고 불리는 그 여자는 마치 나를 알고 있다는 듯이 다정하게 말했습니다.
니는 종종걸음으로 내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이 밟았습니다.
나는 학교에 가기위해서 등교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은 예전과 같이 조용했습니다.
이미 두사람이 출근을 했기 때문입니다.
학교수업이 끝나 집으로 왔을 때도 조용한 집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일수야!"
9시가 넘어서 아빠는 그 여자와 함께 집으로 오셨습니다.
아빠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침대 안으로 들어가 자는 척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은 이상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아빠와 새엄마는 여자 사이에 두런두런 대화하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엄마와 싸우면서 전쟁같은 하루하루를 지내던 아빠였습니다.
"아빠가 왜 저럴까? 저 모습이 본래의 모습인가?"
달라진 아빠의 모습은 내겐 매우 낯설어 보였습니다. "저렇게 할 수 있는데... 왜 엄마와 매일 다투기만 했을까?"
어느날,
아빠는 출근하고 새엄마라는 분은 집에 계셨습니다.
나는 소리를 내지않고 등교하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집을 나서려는 순간이었습니다.
"일수라고 했지?"
그분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잘 지내자고 했지?"
칼날같이 날카로운 음성이었습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습니다.
"잘 지내자구?
어떻게?"
나는 여전히 그 여자가 불청객처럼 여기고 있었지요. "그래요 불청객이지요. 그분이 어떤 분인가는 상관이 없어요."
나는 "엄마"라는 단어는 그리 쉽게 부를 수 없는 말이라고 생각했지요. "3년간 엄마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어요.내 사전에는 엄마라는 말이 실종되었어요."
집으로 돌아왔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빠가 퇴근을 해서 그 여자와 함께 집에 계셨지요. 이런 일은 너무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적어도 아빠의 이런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신기한 것은 보기에 좋아보였지만, 일수 마음 깊이에서 분노의 불길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아빠의 모습이 달라질수록, 일수의 가슴에는 더욱 분노하고 슬픈 마음이 더 크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엄마에게는 저러지 않았는데."
엄마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는 것도 속을 시커멓게 만들고 있는데... 아빠의 달라진 모습은 사라지고 있는 엄마의 모습과 어우러져 나의 마음을 한조각 또 한조각 찢어내고 있었습니다.
"내가 왜 이러지?"
창밖을 바라보니 겨울이 가까이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수야! 거실로 나와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