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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가 준 행복 (3)

세가지 고민거리

"사람 알레르기라구요?"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사람 알레르기라고 한다면

그 증상은 어떤 것이고

원인는 어떻게 이루어진 것이죠?""


이때 조용히 구석에 앉아 있던 오박사가

슬그머니 일어났다.

"의학적으로 사람 알레르기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누군가 불렀겠지요."

전문가의 설명에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다.


맹여사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저 사실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신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오늘만남이 처음이지만

저와는 초면이 아니시지요.

저는 지금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세가지 고민입니다."


오늘 만남을 주선한 맹여사이기에

그녀의 고민에 대해

모두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의자 등에서 한뼘만큼 떨어져서

허리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잘 못하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듯

위험한 자태를 취한 상태에서

고개를 주-욱 내밀었다.


"도대체 어떤 문제이기에

고민거리가 세개나 된다는 거지?"


맹여사는 길게 심호흡을 세번이나 하고

다시금 굽어져있던 허리를 곧게 폈다.

"휴---후... 휴---후, 휴-------후"


눈꼬리를 곧추 세우고

한쪽 눈꺼풀을 깜빡이더니

작은 코를 벌렁거리다가

아래입술을 반달모양으로 말았다.


"사실은

남편과 헤어지려고 합니다.

자녀와도 상관없이 살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나를 찾는 삶을

이제부터 시작하려고 해요.

그런데 잠시전 오박사님이

사람 알레르기가 없다고 명확하게 말씀하셨는데

저에게는 사람 알레르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특히 가족 알레르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박전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레르기 때문에

어떤 고통을 겪는 줄 아시나요?

저 지인들과 외식(外食)을 하러 갈 때마다

갑각류 없는 음식 찾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가끔 새우젓, 꽃게 또는 조개 등으로

국물을 내고서는 갑각류와 무관하다고

식당 주인이 저에게 말합니다.

결국 그분을 믿고 음식을 먹다가

온 몸에 두드러기 나고 심지어는

호흡곤란으로 인해 119를 호출한 적도

있습니다.

맹여사님. 이런 종류의 고통을 사람 때문에

겪었다는 것입니까?"


박전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숨도 쉴 새 없이 말을 이어갔다.

"그 정도는 말도 안돼요.

가족 때문에 그 이상 고통을 겪고있어요.

아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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