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이 힘이요 생명이다
목발을 짚고 일어서려는 순간
나는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본래 두다리에 힘이 없었지만
두달동안 화상치료 하느라고
두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더니
그나마 남아있던 근육조차
완전히 빠져버리고 사라진 것입니다.
결국 다시 주저앉았습니다.
나는 속으로 고민했습니다
"이러다가 목발조차
아니 고등학교에도
두다리에 힘이 없으니까
목발 자체도 무의미해졌고
무용지물 (無用之物)이 되고 말았습니다.
목발을 짚은 나의 두다리는
마치 허공(虛空)에 매달린
방금 터져버릴 것만 같은
고무풍선같았습니다.
그래도. 무엇인가 해보아야했지요.
요즘 같으면
재활병원에 가서 물리치료,
도수치료, 충격파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았을텐데
당시는 이런 것이 전혀 없었지요.
책상에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목발을 짚고
서서 다리를 땅에 붙이기도 했어요
이 땅에 태어나서
"처음 땅에서 발을 띄며
걸음마를 배우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그러니까
영아(纓兒, toddler)가 겪어야 했던
그 두려움과 공포(恐怖)의 크기가
얼마나 끔찍했을까를 상상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는 이 계기를 통해
"근육(筋肉)이 힘이요 생명이다.
(Muscles are the source of strength and life.)" 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중에 더 확실하게 알게된 사실이 있지요.
"왜 디스크 수술을 합니까?"
"왜 척추협착증으로 고통을 겪습니까?"
"왜 무릎 연골 수술이 불가능합니까?"
모두 근육이 약해졌기 때문이지요.
"왜 바르게 걷는 운동이 중요합니까?"
저는 부단(不斷)히 노력해야 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비록 오른 발에는 힘이 전혀 없지만
왼쪽 발에 조금 남아있는 힘이라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한 재활노력에
심혈(心血)을 기울이기 위해서.
드디어 상업고등학교 입학식 날이
다가왔습니다.
삼사십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개학식 세시간 전,
아직 동이 트기 전에
어그적어그적 걸음걸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