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선생님! 위험합니다.

끝내 나는 사양(辭讓)했다

ㆍ상업관련 과목들은

나의 흥미를 이끌어내기에 부적합했습니다.


목발을 짚은 나에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뚜렷한 목표와 꿈이 없었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런 목표와 꿈을 가질 수도 없었구요.


"Boys, Be Ambitious!"

이 아름다운 말도 나에겐 사치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상고(商高)는 의미없이 지나가는 과정

그것에 지나지 않았어요.


설령 각종 자격증을 획득하고

취업시험에서 필기시험(筆記試驗)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었다고 해요.

과연 면접시험(interview test)을

통과할 수 있을까요?


나는 "불가능(Impossibility)"이란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지요.


그렇다고 어느 대학 무슨 학과를

정한 것도 아니에요

사실 딱히 내가 갈 수 있는 학과를

정할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살아갈 길은

"오직 대학뿐"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니까 상고를 다니는 과정은

더더욱 무의미하고

무용지물(無用之物)이었습니다.


그러한 심정으로 학교를 다니던 중

2학년이 되었지요.



학기초에 수학여행(修學旅行) 이야기가

친구들 입에서 솔솔 피어올랐습니다.

"여행? 소풍?"

이것은 나와 무관한 주제이지요.

늘 그렇게 생각해왔지요.

대신에 " 이 기간 중 나는 무엇을 하지?"

이런 생각이 머리에 가득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선생님께서

조회 시간에 제이름을

호명(呼名)하는 것이었어요.

"너도 당연히 수학여행 함께 하지?"


선생님은 "당연히"라고 하셨지요.

여태까지 이런 단어를 사용한

선생님은 계시지 않았어요.


이분의 성함은

"악길(惡吉)"로 유명한

"이선길(李善吉)"선생님 이십니다.


저는 깜짝놀라 "한번도 간적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이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요.

"네가 걷기 힘들면

내가 업고 다닐테니까 걱정말고

수학여행 같이 가자.

고등학교 마지막 여행이니까."


나는 곰곰히 생각했지요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소풍과 수학여행.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가정형편도 용이하지 않았지요.

어쩌면 핑계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결국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에도

나는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가 되는 결정이었어요.


이때 선생님께 말씀드렸지요.

나보다 키가 조금 자고

체구(體驅)도 아담한 선생님에게

"선생님! 위험합니다.

저를 업고 다니시다가

선생님 허리를 다칠까봐요.

래서 수학여행을 갈 수 없습니다."


끝내 나는 선생님의 후의를

사양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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