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연락이 왔다.
이제는 아빠의 전화라고.
'유무선 통신 금지 아니었나?'
별로 내키지 않는 마음이지만, 나는 전화를 받으러 갔다.
그다지 길지 않은 통화였다.
왜 어른들은 사과하지 않을까?
왜 어른들은 자기이야기만 할까?
왜 어른들은 들으려고 하지않고 명령만 하려고 할까?
뱉을 수 없고 토해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식도와 기도를 꽉 틀어막고 있는 것 같았다.
"젠장.... "
나는 무엇인가를 발로 걷어찼다.
"아이쿠 발이야!"
이 때 인구가 나에게 뛰어와서 말한다.
"형 나 무엇인가 만들려고 하는데 도와줄 수 있어?"
"야 내가 너를 도와주려고 여기에 있는 줄 아니?"
나는 큰소리로 화를 냈다.
체구가 큰 나의 표정을 본 인구는 화들짝 놀라면서 몸을 뒤틀어서 오던 길로 다시 뛰어간다.
나는 공연히 인구에게 분풀이했는가 하면서 순간 후회했지만,
"뭐가 불만인데
네가 뭘 잘했다고 그래
아빠가 잘 못했다고 치자
그렇다고 아빠를 이렇게 괴롭게해도 되냐?
그래 넌 맘 편하게 지내고 있니?"
짧은 문장이었다.
나의 말을 들을 시간도 없이 아빠는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전화기를 통해 들려지는 아빠의 음성은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이렇게 길게 아빠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참 오랜만이다.
언제 내가 아빠의 목소리를 들었을까?
화를 낸 적 말고."
나는 그 여운을 느끼면서 아까 산책하면서 보았던 나뭇입사귀를 떠올렸다.
나는 어떻게 지내야하지?
나에게 중요한 것, 소중한 가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