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마다 앰프를 조작하다

앉아서 할 수 있는 일

교회에서 주일예배 시작을

온마을에 알리는

챠임벨을 조작하고

예배시간동안 마이크 볼륨을 조작하기 위해

앰프를 다루는 일이

나에게 제안되었습니다.


주일에 하는 일이니까

나는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그러던 중 옆집에서

'TV가 고장이 났으니

봐 줄 수 없느나?'는 요청을

저에게 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처음 받은 요청인데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목발을 짚고 도움을 요청한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네개의 다리로 버티고 있는 TV.

일단 분해(分解)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TV의 앞면, 뒷면 그리고 위아래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TV를 접합하거나

나사로 연결한 흔적이 눈에 띄지않았습니다.

"아하 어찌해야 하나?

분해를 해야 고장이

어디에 발생했는지를

알 수 있지않을까?"

방바닥에 앉았다가 다시 엎드려

TV아래로 머리를 들이밀었다가

다시 목발을 짚고 일어서서

TV위와 뒷면을 살펴보기를 수차례.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손에는 땀으로 흠뻑 젖고

시간은 3~40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도대체 TV분해도 못하고

이게 무슨 망신이냐?"

결국 TV뚜껑도 열어보지도 못한 채

나는 수리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침 집에는 전자TV로 먹고사는 형님이

퇴근해서 앉으려는 순간이었습니다.

"형 저 집 TV는 분해가 안되요."

이 말을 듣자 형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들어서서 TV를 보더니

형님 손에서 3분도 채 지나지않아

TV는 속살을 드러냈습니다.

"TV 등 전자제품은 뚜껑을 여는 것에서부터

전문가가 시작되는거야."

형님의 한마디에 아마추어인 나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


나는 주일마다 교회에서

앰프조작과 챠임벨을 조정하는 일부터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아침 8시예배, 11시예배, 저녁7시예배.

일요일 하루에 세번.

적어도 일요일에는 백수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돈을 받지않고

봉사로 감당하는 일이지만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작은 보람을 갖게 되었습니다.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평일에 영어공부를 하면서

막연한 미래를 준비하는 백수로

일요일에는 봉사자로 한주 한주를

지냈습니다 .


이렇게 젊은 날을 소비하면서

머리 속에 떠나지 않는 한마디가

있었습니다.

"이천에 내려와서 돼지 키우면서

우리 교회를 도우면 어떨까요?"


이렇게 지체장애인 백수의 일년은

덧없이 흘러갔습니다.


일년정도 지나던 중

용산청과시장(龍山淸果市場)내에

잡화편의점(雜貨便宜店)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장사를 해보자.

괜찮은 것 같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