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순간(瞬間)에 결정된다.
나는 살아있는가?
나는 죽어가고 있는가?
나는 언제 죽는가?
그 차이는 무엇인가?
어느날 오후.
60대이상의 여성 삼십명이
라인댄스(Linedance)를 흥겹게 배우고 있었다.
땀도 흘리며 서로 큰 목소리로 떠들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리듬과
경쾌한 리듬으로 전체를 리드하는
선생님의 구령에 맞추어
이미 정해진 선(line)을 따라 춤을 추었다.
이윽고 시간이 다 되어
음악은 멈추고 춤도 마쳤다.
"너무너무 즐거웠어"
"오늘 제일 좋았어"
"너 잘 추더라.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늘었어?"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하나 둘 자리를 떠나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이어지는 수다는 멈출 줄 몰랐다.
이제 두사람만 남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기다렸던 세사람은 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춤은 즐거웠는데
나는 지금 어디에서 잠시 쉬었다가
움직였으면 좋겠다."
"왜? 어디 아프니? 힘들어?
그래 알았어."
"응 혈압이 조금 오르는 것 같아.
내가 가끔 이런 증세가 있어.
잠간 앉았다가 쉬면 괜찮을꺼야.
내 몸은 내가 잘 알아."
두분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가까운 곳에서 의자를 찾았다.
바로 이때 "나 좀 잡아줘!!!"하면서
그분은 휘청거렸다.
"어! 어! 그래... 알았어..."
그러나 60대 중반을 넘어선 여인의 체력으로
힘없이 쓰러지는 사람을 버텨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때 옆을 지나가던
60대초반의 남자가 다가왔다.
"아니 무슨 일입니., ..
아주머니! 아주머니? 어 어?"
그는 휘청거리며
쓰러지는 아주머니를 붙잡았다.
"아주머니? 정신 차리세요!"
아주머니의 눈은 반쯤 감기며
온몸은 힘없이 주저앉기 시작했다.
"어? 언니? 정신차려!"
"그러지 말고 119 전화하세요.
이렇게 붙잡고 있으면 위험합니다.
어서요."
아저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쓰러져가는 아주머니기 기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려고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
지나가던 행인 두세사람이 달려왔다.
마침 라인댄스를 함께 하고 내려오던
친구분은 오열(嗚咽)을 하기 시작했다.
"정신차려! 아까 병원에 가자고 했잖아!
왜 이렇게 고집이 세?
왜 이리 내말을 안들어?
왜? 정신차려! 정신차리라고!"
"빨리 119로 전화해요. 빨리!"
누군가 핸드폰을 꺼내서 119로 전화를 한다.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옆에서 보기에 119센터 같아보인다.
전화를 받은 사람과 대화를 한다.
"아. 네 이분은 눈동자가 풀려있고요..
편하게 누이고요 손과 발을
주변분들이 주무르고 있어요
손과 발에는 힘이 없고요...
앉아있기 힘드시고요...."
쓰러진 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누군가 찢어지는 듯한 음성으로
묻는다.
쓰러진 분은 손과 발은 힘없이
쭉 펴지고 가끔 뒤틀리고 있어보인다.
삶과 죽음.
나는 그 경계에 있는 한 분을 보고 있다.
순간 나도 그 경계선 위에 있음을
깨닫는다.
아하
나도 곧...
이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119차가 도착했다.
대원들은 응급처치를 하고
앵블런스에서 침대를 꺼내어
쓰러진 분을 태운다.
차에서 쓰러진 분의 의식이
잠시 돌아왔는지 대원들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약10분후 앰블런스는 우리곁을 떠났다.
만일 이분이 혼자 계시다가 쓰러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곁에 있었으니까
앰블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했겠지.
참 순간이다.
그래도 그분은 복(福)이 많다.
주변에 사람들이 함께 있었으니.
누군가는 이를 일상처럼 겪고 보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중환자실, 암병동, 교통사고나
위험한 산업재해 혹은 건축현장에서
오늘도 세상과 이별하는 사람들의 마지막을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들.
언젠가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날에
나도 그 날, 그 순간을 맞이한다고 하니
두렵기보다는 미리 준비해야 하겠다는
각오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