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참석하지 않았니?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

대성학원에 서류를 넣고

대학에 대한 희망을 품은 나에게

신학교 졸업은 큰 의미가 없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동안

신학교 4년이 훌쩍 흘러갔다.


어느덧 졸업예행연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나는 교회에서

고등부/청년부 연합찬양대 지휘를

맡고 있었다.

이름하여 "크리스마스 칸타타"

내가 진행하게 된 것이다.


연습이 끝나고 집에 도착했을 때

전화벨이 울린다.

"계윤씨? 나 교무처장이에요."

나는 놀랐다.

'아니 교무처장이 왜 나에게 전화를 하지?

내가 졸업에 필요한 학점이 부족한가?'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다.

"아...네... 처장님 왠일이세요?"

"아니 졸업예행연습에 왜 참석을 안했어요?

인쇄가 다 끝났는데.

참 히브리어과목은 제대로 수업을 듣지

않은 것 같아요?

내일 졸업식에는 참석하지요?"

동시에 여러가지 질문을 쏟아내신다.

뭔가 당황하면서 급하신 모양이다.

"네..저... 졸업식에 참석하겠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 과목 때문에

학점이 부족한가요?"

"아니에요. 하여튼 내일 졸업식에 봐요.

계윤씨 자리는 맨 앞 가운데입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집에서는 "곧 졸업식일텐데 ..."라고

묻는다.

"안 오셔도 되요."

나는 대충 얼버무렸다.


졸업식 당일 아침

나는 터벅터벅 졸업식장으로 다가갔다.

"축하합니다."

"축하해요."

졸업을 하는 동료들끼리 인사를 한다.

'자축(自祝)인사인가?"

어쨌든 나는 졸업식하러 간다.


그런데 나이가 지긋하신 한 분이

"축하해요. 오늘 수상(受償)하게된 것을"

라고 하며 이상한 말씀을 하신다.

"네... 네... 고맙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나는 "수상이라고? 내가 상을 탄다고?

무슨 상을 받지? 내가!!!"하며

의아해했다.


나는 졸업식장에 들어섰다.

어제 전화를 주신 교무처장이 반갑게

나를 맞이한다.

"자 여기 졸업가운과 스톨이 있어요.

어제 말했지요? 맨 앞 가운데가 ...

그리고 여기 식순(式順)이 있어요.

이따가 사회자가 이름을 부르면

이미화씨와 같이 나가서 수상하면 되요."


또다시 "수상(受償)"이란 단어를 들었다.

나는 시키는대로 좌석을 찾아서 앉았다.

내 옆에 이미화(李美花)씨가 앉아서

환한 미소로 나를 반긴다.

그녀는 4년내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명한 친구이다.

나는 식순을 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상을 탄다는거야?"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식순을 살폈다.

"성적우수상(成積優秀償) 이계윤, 이미화"

너무나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아니 미화씨가 상을 받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내가 왜 이 상을 받아야하지?

한번도 1등을 해본적이 없는데...'


1등된 사람들이 수시로 바뀔 때마다

나의 자리는 항상 2등이었다.

나는 혼자 속으로

"내가 평균으로 1등을 한 것인가?

이것 때문에 처장님이 전화도 주시고

히브리어 수업도 언급하셨구나.'


순간 '이럴줄 알았으면 식구들 오라고 할껄'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졸업식이 끝나고 빈손으로 가야했는데

왼손에는 졸업장,

오른손에는 상장과 부상이 들려있었다.

목발을 짚고 다니기가 불편했다.


식장을 나서는데

나를 당황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교회에서 담임목사님과 전도사님

그리고 몇몇 장로님이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찾아오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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