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분야는 어때?
하루는 목사님께서 나를 불렀다
" 이 전도사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어?"
일반적으로 목사가 전도사에게 묻는 질문은
어떤 유형이고 내용은 어떠한가?
나는 목사님의 의도를 잘 알지 못했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독일로 유학을 가려고 합니다."
" 유학은 왜 가려고?
또 유학을 가려는 곳은 왜 독일이지?"
" 신학공부를 더 하려면
기초학문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되는데
저는 아는 게 너무 없어요.
그래서 철학과를 지원한 것입니다.
또 왜 독일이냐면
독일은 학비가 없다고 하니까요.
아시다시피 저희 집은 돈이 없습니다"
목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장애분야는 어떨까?
이전도사 같은 사람이
장애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훨씬 더 영향력이 있을텐데"
나는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저는 장애인들의 리더가 되기보다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그것도 멋진 일이지"
목사님께서 긍정적으로 대응하셨지만
나에게서 왜 그런 대답이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 분야의 일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장애인을 포함한
비장애인을 어우르는 그런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간접적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게 목사님과 대화는 끝났다.
간결하고 굵은 대화였다.
나는 "장애인 분야"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다.
사실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제정이후
"장애자(障碍者)"라는 단어로 대체되었지만
'불구자 병신 등'과 같은 혐오적이고
차별적인 용어를 여전히 상용하고 있었다.
1987년 "장애인 복지법"으로 개정된 이후
"장애자(障碍者)"에서 "장애인(障碍人)"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기에
"장애분야"는 처녀림(處女林)같았다.
"장애분야는 어때?"라는
목사님의 질문은 나의 뇌리에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니야!
그 분야는 내가 가야할 곳은 아니야."
나는 반복적으로 부정하고 있었다.
나의 발걸음은 중간고사를 향하고 있었다.
또 전액장학금을 받아야 해.
그러면서 종종 상상하는 일은
"독일은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