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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내 덕분인 줄 아세요.

나는 사이클링 점수(cycling points)이거든요

내 체중은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면 5~6kg 줄었다가

다시 급속한 속도로

원래의 체중으로 복귀하는

고무줄 같은 모습이었다.


시험기간 전후로 바뀌는 내 모습을 보면서

여학생들은

"아저씨. 변신의 귀재에요."라며

나를 놀려대곤 했다.


나는 20살 철학전공 여학생들을 보면서

"내조카와 그대들은 늘 cute해! "라고

대응을 하곤 했었다.


그중의 한명은 독서실에 있는 나를 찾아와서

"아저씨 오늘 배운 내용 설명해주세요."하며

100원짜리 믹스커피 한 잔을 들고와서

나를 귀찮게 하곤 했다.


나는 들은 수업을 이 친구에게 설명하면서

복습을 하는 기회를 갖곤 했다.

장학금 수여자라는 자리는

이와같은 특혜를 누리는 기회를 갖는다.

그 이유는 다른 나이든 학생들에게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2학년 1학에도

전액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그러자 한친구가 나를 찾아왔다.

"형님 술이나 밥 사주세요."

나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마치 맡겨둔 돈을 달라는 식이네."라고 했더니

"논리적으로 같은 의미입니다."

"논리적으로 같은 의미라니?"

"제가 사이클링 점수(cycling points)를

받았거든요."

"사이클링 점수라고?"

"제가 영어는 F, 철학의 제문제는 D

체육은 A 교련은 B, 다른 과목은 C, C, C"

"Wow, 너 대단하다. "

"제가 열심히 안했기에

형님께서 장학금을 받은 것이니까

밥 사주세요. 꽤 논리적이지요?"


나는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왔다.

"밥은 사줄께.

단 네 이야기는 논리적이지 않아.

그 이유는 네가 공부해봐.

다음학기에는 우리 함께 장학금을 받도록 하자."


우리 둘은 웃으면서 밥 먹으러 갔다.

내 주머니가 털렸지만 기분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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