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해는 떠오르는데
달은 둥근데
보이는 것은 반쪽이네.
그런데 왜
둥근달이라 하지 않고
반달이라 할까?
우리네 인식은
보이는 대로만
말하고 믿고 있는가?
달은 밤을 밝히는데
아침에 만나니
빛을 잃었구나.
동쪽에서 둥근 해가
용솟음치듯 솟아오른다.
아침이지만
붉은 해는 한강을 눈부시게 비친다.
해가 있어 밝은 아침인가?
아침이라 밝은 해인가?
해가 없어 어둔 밤인가?
밤이라서 밝은 달인가?
알고보니
달은 자체에 빛이 없슴이라.
빛은 해에게서 나오는데
정작 해는 스스로
빛의 근원을 알지 못하네.
그럼 빛은 어디에서 왔는가?
태양도 창조되기 전
"빛이 있으라!"
선언하신 하나님이 계시니
그 근원이 이곳에 있는가?
아침인데
해도 있고 달도 있는데
왜 나는 어둠 속을 걷는가?
갈 길을 잃고 헤매이는가?
빛을 잃은 천체(天體)만으로는
나의 발걸음을 옮길 수 없구나.
오호 통제라.
어둠은 깊어가는데
더욱 더 어두워지는데
희망을 말로만 외치는 자의 잠꼬대조차
들리지 않는구나.
어디에서 꿈을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세상에서도
보이지 않는 희망을 말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 나라도
저 어둠 넘어
검은 구름 너머
희망을 보아야 하지 않는가?
그래 저어기 저기에서
희망이 오고 있구나.
나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