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에 만난 Frog의 착각

이래도 되는거야?

십이월 중순.

어느 날 오후.

나는 포근함을 느꼈다.

눈이 번쩍 띄였다.

나를 덮고 있는 흙도

물컹물컹했다.

나는 흙을 비집고 세상으로 나왔다.


그런데 내가 만난 세상은

전에 맞닥뜨렸던 그곳이 아니었다.

녹색의 들판도 아니었고

눈에 비친 나뭇가지에는

여전히 하얀 옷들이 입혀있었다.

그 가지에서는 물이 한방울 한방울

땅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중 한방울이

내 얼굴에 정면으로 떨어졌다.


앗! 따끔했다.


나는 슬금슬금 기어나와

껑충껑충 뛰었다.

"아!! 봄이구나!!!"

푸른 잔듸 대신 하얀 흙들이

내 발 아래 밟혔다.

밀알학교에 전시된 작품


밤이 되자 나는

다시 흙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애썼다.

그러나 어제와 다른

아니 전혀 다른 기운이

코끝을 스쳤다.

"아니 이게 뭐지?"


너무 싸늘했다.

아니 추워도 너무 추웠다,

어제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하얀 꽃이나 풀들은

초록색의 꽃과 풀이 아니었다.

그들은 따스해지면 녹아버리는

눈이었다.


"아니 이래도 되는거야?"

나는 어제 그릇된 세상을

보았던 것이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면 안되었던 것이다.

아직 겨울은 지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주 짧은 따스함이

나에게서 잠을 빼앗아간 것이었어.


나는 코끝이 얼어붙는

차디찬 추위를 느끼며

다시 흙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따뜻한 겨울"

이는 말도 안되는 수사기법이야.


나는 다시 잠을 재촉했다.

잠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짧은 앞다리로 나를 덮고 있던

딱때해진 흙을 비집으려고 했다.

더이상 나는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차차 흙도 얼어가기 시작했다.

나의 긴 다리도 힘을 쓸 수 없었다.


나는 지쳐버렸다.

그 하루의 따스함은

나에게 혼돈과 착각을 허락했다.

시간을 깨닫지 못한

계절을 알아차리지 못한 둔함.


나의 피부는

더이상 촉촉해지지 않았다.

나는 뻣뻣해져가는 느낌을 가졌다.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아직 나에게는 두둑한 지방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새.

나는 길고 긴 잠 속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더이상 잠을 재촉할 수 없었다.


흠. 지금 나가도 되는걸까?

지난번과 다를까?

이번에는 녹색세상이 나를 기다릴까?


나는 주저했다.

다시금 앞발을 움직였다.

나를 덮고 있던 흙도 움직였다.

나는 빼꼼히 세상을 만났다.

"이래도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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