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살아있는 것이 아니요?

누가 지금 살아있다고 주장하는가?

10월 초에 일이다.

나는 후배의요청을 받아서

그가 운영하는 시설에 가서 특강을 했다.

주제는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름하여 무료로 진행하는 명사 특강이었다.

매우 뜻이 있었고 즐거웠다.

의미도 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그 시설의 직원이

나에게 전화했다.

"저 선생님께는 꼭 알려 드려야 될 것 같아서"

"반가워요. 그런데 무슨 일을"

"저희 원장님께서 쓰러지셨습니다.

지금 중환자실에 계십니다.

아무 의식도 없으시고"

"아니, 그게 무슨 말이요?

그렇게 튼튼하고 건강했던 사람이?"

" 저 저 흑 흑 흑 뇌출혈이래요."

" 뭐라고 뇌출혈? 아니 어쩌다가?"

"골든타임을 놓쳤대요.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원장님께서 쓰러진 지 6시간이

훨씬 지나서 발견됐대요."

"선생님...

차후 진행과정을 알려주세요.

함께 기도합시다."


이후 일주일에 한번씩 통화를 했다.

하지만 두달째가 되는 지금까지

나아졌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지난 주

부고(賻告)를 받았다.

구의원도 하고 아직 젊다고 생각되는

예순 셋밖에 되지 않은 분.

"이것 스팸인가?"

쿠팡, 롯데카드, KT 등

해킹을 당했다는 소식이

매일 매스컴을 통해

나의 귓전을 괴롭혔기에.

지인(知人)을 통해

부고의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동년배의 사람들도

이 부고에 대해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물론 나도 같은 처지였다.

몇몇 사람들과 연락해서

조문(弔問)을 하기로 했다.

다음날 오후 나는 세분을 모시고

운전해서 달려갔다.

장례식장에서 우리는

시각장애인 남편을 만났다.

"어쩌다가????

이리 빨리???"

환갑이 지났는데 학구열이 높아서

시의원을 하면서

마무리하지 못한 박사학위 논문을

마무리하고저 무리하다가

감기인 줄 알았는데

폐렴(肺炎)으로 발전해서

오늘에 도달했다고.

조문을 마치고 우리 넷은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한동안 침묵에 빠졌다.


아침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을 만났다.

그분은 칠십이 넘었는데도

노인시설을 다니시면서 노래로 봉사하고

새벽에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하신다.

매우 즐겁고 행복하게.

"여사님. 신앙을 가지면 어떨까요?

이 땅의 즐거움도 소중하지만

하늘의 기쁨을 영원히 누리면 좋겠는데."

"좋지요. 다음에..."

"다음이 언제일까요?

우리에게 다음이 ...

사실 지금 살아있지만,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여사님은 눈동자가 커져서 나를 보았다.

언제나 나를 좋은 감정으로 보았던 그분.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네요. 시간이 너무 빨라서.

금년도 이제 이십일도 남지 않고.

나를 이땅에서 떠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아요."

"이 땅이 참 좋은가봐요?"

"아직은..."

"맞아요. 아무리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지금 당장 죽지요'라고 하면

성을 내더라구요. "

"그래요 표현이 딱 ... 어쩜 그렇게."

"그런데 지금 이 세상에 사는 분들 중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하긴. ..."

"병으로 고생하고.. 빚 때문에.,

집이 없거나 나라를 잃어버려서..

장애나 사고로... 일자리가 없어서,

노화나 요양원에서.. 난민으로.,"

"그렇지요. 아주 극소수는

돈이 너무 많아 쓸데가 없으니까

술독에 빠지고 마약중독,

정치권력이나 사이비종교를 탐닉하거나

상속 증여와

아울러 더많은 돈을 모으려고 혈안이 되고.

너무 극단적이지요."

"맞아요 그런 경우도 있지요."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진정한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저 살아가는데 급급한 것은 아닌지.."

"사실 봉사를 하면서 즐겁기도 하지만

칠십이 넘으니까...

살아갈 시간이 짪아진다고 느끼니까...

게다가 2025년 얼마 남지않으니까."

"저도 같은 입장이에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로

살아있는 것이 살아있는 것이 아닌거에요.

진짜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 나는 살아있어요

(Now I'm alive!!')라고

당당하게 주장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