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아이를 잘 몰라요(1)

착하고 소중한 내 딸

어느 날 우리부부에게 그 어떤 보석보다 귀한 생명이 찾아왔어요.

30대 중반을 넘어서 만난 우리 부부.

하루 하루 사랑을 나누면서 우리를 꼭 닮은 자녀를 기다렸지요.


그러나 기다리던 생명은 쉽게 우리르 만나지 못했습니다.

여러차례의 유산.

이러한 일이 있을 때마다 아내는 불안해 하였지요다.

"여보 내가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요?

혹 이러다가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유산을 많이 하면, 아이가 생길 확률이 더 적어진다고 하는데."


나 또한 아내 이상으로 아이를 기다렸어요.

결혼하기 전에는 결혼한 친구가 부러웠어요.

지구에 사는 사람의 절반이 여자인데, 왜 내 짝은 만날 수 없는 것일까?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아니 운명적으로 우리는 만났습니다.

비록 3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섰지만,

마치 20대 중반의 불꽃같은 사랑을 했지요.


만난 지 6개월 만의 웨딩마치.

하객들은 각기 둘 이상의 자녀를 데리고 온 중년의 남녀들이었습니다.

내 친구들이나 아내의 친구들도 비슷했어요.


막차로 떠난 사람.


그래 친구들은 막차로 가정을 꾸린 우리들을 축복했다.

"우리의 걱정거리가 사라졌어."

결혼식 후에도 우리의 사랑은 식을 줄 몰랐어요.

두달에 한번쯤 우리는 해외 여행을 다녔지요.

특히 일본 벳부에 있는 온천과 삿뽀로에서 즐겼던 온천욕은 우리 부부의 사랑을 깊게 해 준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결혼 한 친구들 모두 자녀들이 학교에 가면서 어엿한 가정냄새가 나의 가슴을 자극하고 있었어요.

우리에게는 언제 아기가 ...


하지만 임신을 한 아내가 여러차레 유산을 경험하면서 우리 부부에게는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걱정마.. 생명을 주지 않으시면, 우리끼리 행복하게 잘 살면 되지.. 여보 걱정마라"

아침에 출근하면서 각각 목적지가 다른 지하철 앞에서 나는 말했어요.

"우리 어머니대에는 40 넘어서도 나져를 출산한 경우가 많았어..

우리에게도 조만간 좋은 소식이 찾아올거야. 오늘도 행복해야해..."


아내는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방긋 웃으면서 나와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늘 반복된 말로 아침인사를 하며 지냈어요.

어느 순간. '너무 상투적이지 않은가?'하고 뱉어진 말을 다시 담으려고 했지만 불가능했지요.

오늘은 뭐라고 해야....


결혼을 한 지 2년을 훨씬 넘어 3년채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퇴근을 하고 나는 황금황 귤을 5KG짜리 한 박스를 들고 집으로 왔어요.


"여보 나 왔어요.!'


아내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했어요.

그리고 내 입술에 입맞춤을..

하루도 빼먹지 않은 사랑의 행위를 오늘도 ...

그런데 오늘따라 아내의 입술에서 느껴지는 향취가 새롭게 다가왔어요.


"여보 오늘은 뭔가 새로운데... 뭐지?'


아내는 식탁에 준비된 음식을 보면서 "빨리 와서 식사해요. 다 식겠어요."라고 하며 나를 재촉합니다.

나는 솜털처럼 가볍고 화살처럼 날쌔게 식탁을 마주 하고 앉았지요.

"와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뿐인데..."


아니 이 멘트는 상추적인 것이 아니다. 진짜 오늘 식탁위에서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오늘 뜨겁게 사랑을 해봐!"하고 중얼중얼 거렸지만 입 바깥으로 내 놓지는 않았어요.


식사를 다 마쳤을 때 즈음.

아내는 사진 한 장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여보...3개월이래."

나는 순간 방금 먹은 음식이 목에걸린 줄 알았어요.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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