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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루(Habiru)"의 입장에서 읽는 출애급기(1)

이집트(Egypt) 에서 발견된 나

우리는 하비루(Habiru)라고 부른다.

후에 히브리(Hebrew)라고 일컫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야곱에게 새롭게 주어진 이름 이스라엘(Isreal)을 기초가 되는 종족이다.

이제 부터 하비루의 이야기를 서술하고자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매 순간 고단하다.

우리에게는 자유가 없다.

아니 '자유(Liberty)'라는 단어를 전혀 알지 못한다.

아침에 눈을 떠서 아침 해를 바라보는 일도

해가 저물어 잠자리에 들어가는 몸짓도

우리의 의지에 속한 것이 아니다,.


가끔 "우리가 왜 살아야 하나?"라고 푸념했을 때,

"살아야"하는 단어 조차 생소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살아있는 것인가?" 아니면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가 호흡하는 것 자체에 대한 물음조차 사치로 여겼다.


간간히 누군가에 의해서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를 이끄시는 신(神)이 계신다고.  

그러나 감히 그분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YHWH"  

모음이 없이 자음으로만 표기할 수 있는 존재라고.

아무도 그분의 이름을 읽지 않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본래 우리 종족이 거주하던 곳이 아니다.

아주 오래 전에 먹을 것을 찾다가 조상들이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그분의 이름은 야곱이라고 전해져 왔다.


한 때 우리 조상 중에 요셉이란 분이 계셨다고 한다.

그분은 야곱의 열 한번째 아들이다.

요셉이란 분의 인생에도 굴곡이 많았다고 . . . .

게다가 요셉은 왕의 측근에 있었기에...

야곱 족장과 함께 했던 분들이 정착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리고..

그 이후의 소식은..들려지는 것이 거의 없었다.

우리는...우리는 이렇게 오늘 이 낯선 땅에


하지만 우리의 삶은 매우 곤고하다.

태양을 섬기는 아니 자신을 태양이라고 부르는 파라오(Paraoh)는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과제를 부과했다.


우리에게는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우리 삶의 마지막 날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지냈다

"내일이 뭐니?"라고 묻는 하루살이가 얼마나 부러운지 모른다.

왜 우리는 "오늘(Today)"을 만나야 하며,

어찌하여 "내일(Tomorrow)"이란 날이

새롭게 뜨는 해와 더불어 우리에게 찾아오는지

알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이름도 필요없고, 관계도 무의미했고,  생명이란 어휘도 소용없었다.

지지않는 저 태양 아래에서 온 몸을 쉬지 않고 적셔대듯 흐르는 땀 조차 씻을 수 없는 순간들의 연속.

지붕이 없이 끝없이 펼쳐지는 황야 위에 우리는 높은 탑을 쌓아야 했다.

배가 부르면 움직임이 둔해진다고 하며

일할 수 있는 힘을 생성할 만큼의 식량도 공급되지 않았다.


무거운 돌을 수십명이 어깨에 메고 이동하다가

한 사람이 무너져 버리면

우리는 서로 원망하며 같이 쓰려져야 했다.

그러다 한 사람이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하면,

그의 숨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다해도

결코 놀라지 않는 공허한 눈빛으로

그 자리를 떠나야했다.

잠시 후 호흡을 멈춘 그 사내는 거적에 쌓여서 어디론가 버려지고 말았다.


우리들의 운명도 머지않아 그리될 것을 알기에...

차라리 우리도 그리되기를 ...

나뭇잎도 없이 앙상하게 말라버린 나무가

산들바람에 날라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처럼

우리도 그와 같이 자유를 누리기를 목말라했기에

우리에는 흘릴 눈물도, 애닯아 할 동정도 없이

그렇게..... 그렇게...


이렇게 우리의 할아버지도 그리했고

그 분의 할아버지도 그리되었고

그 분의 할아버지고 그렇게 떠났고

그 분의 할아버지도 사라졌고

그 분의 할아버지도...그 분의 할아버지도..

그리고 오늘의 나도..머지 않아 그리되는 것이

우리의 삶인 것을...


어느 날 우리를 때리던 이집트 관료가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의 종족번식력은 너무 어마어마하다.

 어찌 너희들은 수효가 매일 매일 ...

 그래서 앞으로 너희들이 나은 사내 아이들은 모두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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