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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가는 곳 다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네

목발을 짚었을 때

어디든지 갈 수 있었다.


높은 곳에도

낮은 곳에도

넓은 곳에도

좁은 곳에도

심지어 깊은 곳까지도.


목발을 짚었을 때

가고자하면

떠나면 되었었다.

그곳을 향해.


지금

휠체어에 몸을 싣게된 이후

가고 싶은 곳만

남아있다.


아주 작은 턱만 있어도

그 턱 앞에서 멈추어야만 했다.


조금 가파른 언덕 앞에 서면

말없이 돌아서야 했다.


계단만 가득한 식당 앞에서

카드를 만지작 거리면서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좁은 입구에 턱이 있는 화장실 앞에서

"참을 수 있을까?"

속으로 읖조리며 불안감을 씹어야 했다.


전국 아니 세계 어느  곳이든지

남들이 가는 곳이면

나도 가고 싶었다.

그러나

도착이후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휠체어 탑승 렌터카는 있는가?

숙박업소나 관광지에 접근성은 어떠한가?

식당이나 휴게소는 어떨까?


외국보다

한국에서 더 고민이 되는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호텔에서 조차

휠체어를 타고

Information Desk에서 부정적인  눈초리를 느꼈을 때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했을 때

이런  일을 반복적으로 경험했을 때....


관광지 곳곳에서

크고 작은 턱들을 만나

보고픈 마음 거둘 수 밖에 없을 때....


작아지는 나 자신보다

턱들을 방치하고

나를 거부하는 사회를 바라보며

장벽을 높이 세우고 방치한

장애된 사회(Disabled Society)  

슬픔이 가득한 눈길로

응시할 수 밖에 없음을


남들이 가고 싶은 곳을

다 가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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