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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가 떠올랐다고

새 달력도 없는데

제야의 종소리도

기다려본 지도 오래.


방송사의 자화자찬 집안잔치로

화면은 채워지고

상투적인 감사는 반복되고.


떠나갈 시간들은

이미 어제 떠나고

또 오늘 떠나고 있고.

빛바랜 "새 해"


나도 떠나야 할 그 시각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마지막 배차된 고속버스

시동을 건다.


탁상달력은 휴지통에 던져지고

그 자리는

텅 빈 채로.


새  해가 떠올랐다고

이제 나이 한 살

더 먹게 되었다고

아해들을 뿜  뛰어다니는데

나는 책꽂이에서

50년전 일기장을 뒤적거리네.


아직  벽에 걸

새 달력도 없는데.


칠개월째 쓰다버린

이력서는...

컴퓨터 파일함에 쌓여가고

정년퇴직이란 단어는

새로운 직책이 되어....


"자 일어나자!

 해가 바뀌었으니..."


백세시대에

새해는

또다른 부담.


언제쯤

밝고 환한 얼굴로

바뀌지않는  새 날을

만나게 될까.


저 태양을 향해

나는 달려간다.


"희망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지요?"


- 보증금 없어

  쫓겨난 퇴직한 세입자가

 새해를 맞이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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