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착한 붕어인지 나쁜 붕어인지
겨울철 유난히 생각나는 간식은
바로바로 붕어빵이다.
날이 추우니 따끈한 붕어빵 한 입 베어 물었으면 하고 자꾸만 생각이 나서 군침을 삼키게 된다.
생각이 나면 먹어야지.
조금 불편한 주차공간이지만 끝끝내 주차를 성공하고 길거리 허름한 포장마차의 장막을 들추고 들어서며
"붕어빵 얼마예요~
팥 5천 원어치, 크림 5천 원어치 주세요~"
하고 주인장 대답도 안 기다리고는 냉큼 나 혼자 질문에 나 혼자 대답을 해버렸다.
넉넉히 사서 집에 냉동고에 쟁여 놨다가 출출할 때 한 두 개씩 따끈하게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어도 너무나 맛있는 붕어들이라 주저 않고 양손 가득 사버렸다.
돌아서 가려는데 다른 집과 달리 호떡도 있네??
호떡이 자기도 데려가라고 뽀얀 얼굴을 내쪽으로 디미는데 어찌 그냥 두고 가겠노~
인당 하나씩은 먹어야 하니
"호떡도 네 개 주세요~"
하고는 보무도 당당하게 집으로 향했다.
어디 얼마나 맛있나~ 싶어서 한 입 베어 물었는데 크림은 성공~ 너무나 맛있는 것!
자 그럼 팥붕어 이리온~
한 입 베어보자~ 앙~!
헐!!! 뭐지 이건???
너무 질펀하다...
팥소에 물을 탔음을 직감했다...
붕어빵 먹기 경력이 꼬맹이때부터 먹었으니 못해도 30년은 넘었을 텐데 나의 경력을 피해 갈 수 없지. 소가 너무 묽다. 사람들이 겉모양만 보고 냉큼 사간다고 이렇게 만들면 어째...
쯧쯧쯧...
혀를 차며 뚱뚱~한 호떡에 시선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너무 크다. 호빵이 되려다 실패한 것처럼 부풀어 오른 것이 이것은 그래도 나에게 실망을 주진 않겠지 하는 마음에 과도를 가져와 반을 자르는데!
피시~~~익....
호떡이 날 보고 비웃었다.
소리로...
피시익 하고...
아니 세상에! 그 속은 마치 공갈빵을 보는 듯했다.
모름지기 호떡이란 배를 갈랐을 때 그 안은 푸짐하게 꿀 같은 설탕과 견과류가 잔뜩 들어가야 하는 것인데 꿀은 어디 가고 이건 그냥 공갈빵이었다. 공기만 가득 들어있는...
와...
아즈매요...
그렇게 장사하시면 안 되실 텐데요...
물가가 오르고 사람 살기 팍팍해졌다고 해서 이렇게 장사하시면
장사 앞날이 밝지가 않아요...
또 하나의 붕어빵 가게가
겨울이 채 가기도 전에
문을 곧 닫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슬픈 예감은 틀린 법이 없는데...
아디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