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중등부로 올라갈까
오늘은 왜 이리 우울한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아니 알 수 없는 건 뻥이고.
호르몬 변화가 나를 이렇게 한없이 바닥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다.
그렇다.
이제 그만해도 별 상관없는 이 빨갱이는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그렇게 꼬박꼬박 찾아온다.
이제 그만 와도 된다고...
내 사전에 셋째는 없다고...
어제 브런치에 어떤 작가분이 글을 쓰시기를
남편분이 정관수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강력한 무언가의 힘에 의해 넷째를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나는 여자고 그분은 남자라 크게 상관은 없는데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는데
무튼...
나도 이제 좀 고만하고 싶다.
강력한 무언가가 내 마음을 잡고
이리 패대기 저리 패대기를 치는 것 같이
나를 잡고 흔들어 댈 때면
우울도 이런 우울이 없다.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하다. (유기력이라는 필명을 쓰시는 작가님 죄송합니다.)
오죽 귀찮으면 하루에 한 번씩 글을 올리는 나의 글 제목이
내가 귀찮은 이유 가 제목이겠는가...
게다가 원래도 찾기 힘들 정도로 없던 내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지하 30층 정도 될 것 같은 지하 어느 층까지
나를 자꾸 끌고 내려간다.
니깟게 무슨 글을 쓴다고
이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앉아 있는 거냐고
쌀쌀맞은 표정으로 나를 다그친다.
지금 이 시답잖은 글을 타이핑하는 내 표정은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 주연의 과속스캔들에 나오는 왕석현의 썩소를 떠올리면 딱 적당할 듯하다.
계속 글을 써도 될까...
글한테 민폐 아닌가...
뭘 믿고 이렇게 글을 쓰는 걸까...
제정신 아닌 거 아닌가...
나도 모르는 어디 뭐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
이도 저도 아니면
나...
많이 심심한가...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아...
귀찮다...
오늘은 한 마리의 나무늘보가 되어
추욱 늘어지고 싶다.
아...!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챙이 때 생각이 났다.
글을 쓸 공간만이라도 얻어보길.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공간이 생겨 행복해했던 그 나날들...
배가 불렀나 보다.
실제로도 배가 불렀지만.
마음의 배가 남산만큼 불렀나 보다.
살을 좀 빼야 할 텐데...
어쨌든 살은 언제나
내일부터 빼는 것이 국룰이므로
나는 오늘
한 마리 나무늘보가 되어
쳐지고 쳐지고 또 쳐지는
열심히 쳐지는 시간을 보내보아야겠다.
아...네 시간 뿐이 안 남았네...
끝~!
...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며칠 후
이 글 읽어보며
난 또 이불킥을 하고 있겠군...
아모르게따.
아모르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