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바로
저녁은 다 먹었고 아이들 사과나 좀 먹일까 싶어서 주섬주섬 사과를 꺼냈다.
씻어 나온 사과면 껍질 깎는 수고도 덜고 또 껍질에 영양가도 있다고 하니 통째로 먹이면 편하고 좋은데 '아... 귀찮아' 하면서 엄마로서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챙기는 건 챙기는 거고 귀찮은 건 또 귀찮은 거구나 하는 분리 되면서 요상한 별개의 마음에 구시렁거리면서
과도를 찾는데
'어라? 과도가 없네?'
항상 주방 싱크대 서랍을 열면 네모난 수저통 안에 수저와 함께 과도도 같이 눕혀 놓아 두는데
엇~! 칼에 발이 달렸나!
"여보~~~ 과도 어디 갔어?"
요새 집에서 취미로 빵을 만드는 데다 (식빵이며 호두파이며 모카빵이며 애플파이며 우...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나보다 더 많아진 남편(미안하고 고마워 여보..)에게 자연스럽게 물었다.
"응~ 그거 싱크대 아래 열면 있는 칼꽂이에 지후가 꽂아놨어~"
"엥?? 그걸 왜? 지후야~~ 왜 거기다가?"
이제 막 초3이 된 아들이 주방에서 쓰는 칼을 만졌다는 사실이 의아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해서 냉큼 물었더니
"어~ 엄마~ 내가 봤더니~ 나한테 위험할 거 같아서 거기다 넣어 놨어~"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통은 어른들이 아이한테 위험할까 봐 감춰놓는데......
미안하다 아들... 엄마가 생각이 짧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니가 니 몸을 참 잘 아끼는구나!!
그래~ 앞으로도 그렇게 너의 몸은 니가 잘 아끼고 건강하게 챙기렴~^^
앞으로 몸 건강을 위하여 술, 담배도 안 할 나의 자식을 생각하니
참으로~ 진정으로~ 마음이 흐뭇해져 온다.
실제 어른 돼야 알겠지만 우선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