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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Dec 31. 2023

인세가 들어왔어요

책 "나를 살게 하는"


내 인생에서

"인세"라는 단어를 확률은 내가 대통령이 될 확률과 거의 맞먹을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에! 내가 "인세"라는 단어를 직접 말하게 될 줄은!


금액이야 말해 뭐 해.

정말 작고 귀여운 금액이지만 너무 소중해서 차마 이 돈은 꺼내 쓸 수 없을 것 같다. 관상용으로 그대로 두어야겠다. 쓸 수 없는 돈이니 제 역할을 잃었지만 일상에서 사용 빈도수가 극히 낮고 특별한 단어인 "인세"에 눈을 고정하고 또 한 번 슬며시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https://brunch.co.kr/@287de5988170492/491



작년 가을

이렇게 일하다가 과로사로 황천길에 오르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몸을 혹사시켜 일만 했던 기억이 난다. 일한 만큼 그에 응당한 대가를 받은 것이었지만 당초 나의 예상보다 더 큰 금액을 손에 쥐게 되어 매우 기뻤다. 거의 잠도 안 자고 화장실 두 번 가는 시간도 아까워 한 번에 몰아서 갈 만큼 분초를 아껴가며 돈에만 매달렸으니 성과만으로도 뿌듯하긴 했다. 내 평생 언제 이런 큰돈을 한 번에 만져보겠나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물론 계좌로 들어와 손으로 만지지 못하고 눈으로 가늠해야 했지만. 그에 비하면 인세는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미미한 금액이다. 한데 기분만큼은 예전에 큰 금액을 받았을 때와 비교해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내 인생에 처음 인세를 받음으로 해서 새로운 인생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을까.



책이란

당연히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좋고 따라서 인세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거겠지만 모든 일의 처음엔 빈약한 경우가 훨씬 많은 법. 처음부터 주목을 받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게 잘 되면야 더없이 좋겠지만, 급경사를 타고 꼭대기에 올랐다가 가차 없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보단 부드럽게 상승곡선을 타는 게 정신건강에 더 이롭고 자연스러울 거라고 스스로 다독여 본다.



인세는

발행부수만큼 받거나, 판매부수만큼 받는 것으로 나뉘는데 나처럼 전자책을 출간한 경우는 발행부수의 의미가 없다. 따라서 판매부수에 비례하여 인세가 들어오는데 종이책 출판에 비해 전자책은 인쇄나 유통에 드는 비용이 월등히 적으니 종이책보다 저자에게 돌아가는 인세비율이 높은 편이다. 통상적으로 종이책은 10퍼센트라고 한다면 전자책은 그보다 훨씬 높다. 단, 종이책보다 덜 팔린다는 단점은 감안해야겠다. 아무리 전자기기의 보급이 예전보다 좋아졌다 해도 종이책의 익숙함을 따라잡지는 못한 듯하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책을 소비하는 세대는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는데 중장년층에게 전자책은 구입부터 생소해 종이책 구입보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잔인한 장면이 

연속으로 나오던 "복수는 나의 "이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등장하는 사건마다 분노를 동기삼아 사람을 너무 쉽게 해치는데 고백하자면 내 책에는 나의 분노가 약간 녹아들어 갔다. 한때 내가 글을 쓰기만 하면 내 글에 반박하느라 정신없던 그들에게 여 보란 듯이 출간해야겠다고 맘을 먹은 게 좀 작용했다. 에세이스러운 내 글에 뭐 그리 반박할 일이 많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와 다행이라 생각이 드는 건 책의 내용은 분노와별개로 시종일관 웃음과 행복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랄까.



투고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책을 출간하는 일반적인 방법일 게다. 한데 작가라는 호칭부터 어색해서 일반인에 가까운 작가는 투고하는 방법조차 잘 알지 못한다. 그러니 나도 출간이라면 그저 뜬구름 잡는 기분이었는데 브런치를 알게 되고 꾸준히 글을 쓰던 중 암행어사처럼 글을 사냥하는 편집자님들의 눈에 띄어 제안을 받아 책을 출간하게 되었으니 브런치스토리와 출판사에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2024년 새해에는  글을 읽으시는 작가님들께도 출간의 행운이 꼭 따르길 기원합니다.


인세 글을 쓰는 김에 책 홍보를 살포시 하면서 마무리해야겠다.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9732742

알라딘>> 알라딘: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aladin.co.kr)



그나저나 인세로 밥 벌어먹고 살려면 이 작고 귀여운 인세를 주는 책이란 걸 도대체 몇 권을 출판해야 하는 걸까? 답이 안 나오는 질문이다. 강연을 해야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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