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만남.
한참을, 둘은 떨어질 수 없다는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른다. 그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누군가에게 들릴 듯 말 듯 참견처럼 하는 말에도 둘은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그즈음 유정의 눈에는 뜨거운 무언가 차오르더니 이내 그의 셔츠를 적신다. 새어 나오는 울음을 참으려 그녀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음을 느낀 재훈은 그녀를 안고 있던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둘의 눈을 마주한다
"정말 미안해. 내 잘못된 생각과 행동으로 헤어진 너에게 매달리거나 붙잡을 수 없었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잊게 될 줄 알았어. 잊힐 줄 알았어. 그때 있었던 일들은 다정리 되었지만 너에 대한 그리움은 정리가 안되더라.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땐 퇴근길 지나가는 너를 잠시라도 보려고 차 안에서 기다리기도 여러 번이었어."
눈물을 닦아주던 두 손은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감싸며 말을 이어간다.
"유정아 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 함께 있는 이 시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해. 나 너랑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이제 너 없는 난, 혼자일 자신이 없어 응?"
순간 유정의 머릿속은 헤어지기로 했던 일들,
헤어진 후 1년이라는 시간의 공백, 다시 만난 이 순간이 뒤섞여
어떤 말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때, 얼굴을 감싸고 있던 그의 손위로 그녀의 따듯한 두 손이 닿으며 앞으로 둘의 관계에 대한 물음에 답을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