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을까.
유정은 그날 아침, 지한에게서 받은 연락으로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병원에 도착했다. 출근하는 내내
어젯밤 지한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혼자서도 계속 미소가 지어짐과 동시에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이런 감정, 괜찮은 걸까? 나이차이도 있고, 팀장과 팀원인데..."
복잡한 마음을 숨기려 애쓰며 유정은 직장으로 향했다.
이미 몇몇 간호사들이 준비를 마치고 있었고 지한도 그의 자리에서 그날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지한이 환하게 웃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유정은 순간 가슴이 빠르게 뛰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요. 일찍 나왔네."
지한은 슬며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제... 잘 들어가셨어요?"
순간 어젯밤의 어색하고 낯설었던 둘만의 순간들이 떠올라 주위를 살핀다.
"응, 덕분에. 너도 잘 들어갔어?" 지한도 둘만 알아볼 수 있는 가벼운 끄덕임을 보낸다.
유정은 탈의실로 들어가 가운으로 갈아입고 데스크로 나오려다 원탁테이블에 놓인 텀블러를 발견한다.
지한이 아침 일찍 출근해 직접 담아둔 커피이기에 미소가 자연스레 지어지며 텀블러를 들고 나온다.
가운으로 갈아입고 나온 유정이 데스크로 향하는 순간 스케줄을 출력해서 들고 가려다가 바닥에 떨어뜨린 지한은 주우려다, 유정은 주어 주려다 서로 손이 닿는다. 잠시 시선이 얽히고 마치 주위 시간마저 멈춘듯했다.
"아, 죄송합니다. 팀장님"
지한이 서둘러 프린트종이를 주우며 고개를 숙였다. 유정은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일어나 데스크로 향했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스스로에게 감출 수 없었다.
그 순간, 다른 간호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팀장님, 곧 첫 수술 시작되는데 어레인지 어떻게 할까요?"
유정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재빠르게 평정심을 되찾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한에게는 짧게 눈인사를 건넨 후 빠르게 업무를 보기 위해 이동했다. 그러나 발이 향하는 내내 계속해서 그의 시선이 등 뒤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이런 감정, 정말 괜찮은 걸까...?"
그날 하루 종일, 유정의 마음은 내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