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by 봄날

왼쪽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열감도 있는 것 같았다.

‘왜, 이러지?’

몸에 통증이 있는 것이 익숙했기 때문에, 그냥 이러다 말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샤워를 하러 목욕탕에 들어갔다. 샤워를 하다가 가슴의 유두 주위가 붉게 부풀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을 대서 눌러 보니, 멍울이 잡혔다.

잠시, 멈칫했다. 걱정이 되었지만, 별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고 이내 샤워를 마쳤다.

‘혹시, 암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암이어도 괜찮아. 치료받고 나으면 돼. 휴직하고 치료받으며 논문을 쓰면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동네 유방 외과를 검색했다. 가까운 곳에는 유방 외과가 없었다. 예전에 유방 진료를 받았던 병원이 생각났다. 거리가 멀어도 그 병원으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진료가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병원에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예약을 하고 싶어서요.”

“어디가 불편하실까요?”

“가슴에 멍울이 만져져서요.”

“아, 예, 그럼...”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 예약을 했다. 예약 날짜까지 사흘을 기다려야 하는데, 조바심이 났다.


예약일에 되어서 병원에 갔다. 유방 x-ray 촬영을 하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진료실에는 조금 전에 촬영한 x-ray 사진이 의사 선생님 테이블의 컴퓨터 화면에 걸려 있었다.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오랜만에 왔어요.”

“멍울이 생겨서요.”

“어디 봅시다.”

의사 선생님은 나의 겨드랑이를 먼저 촉진을 했다. 이윽고 초음파 촬영을 하게 되었다. 의사 선생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의사 선생님이 말했다.

“멍울이 생긴 부분을 찔러 볼거예요. 고름이 안 나올 것 같은데, 만약 고름이 나오면 암은 아니구요. 일단 찔러 보겠습니다.”

커다란 주사기 바늘은 잡은 의사 선생님은 바늘로 나의 가슴을 찌르며 말했다.

“축하합니다. 고름이 나왔어요.”

나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던 터라 당연한 듯 말했다.

“아, 예.”

의사 선생님은 책상에 앉아 차트를 적으며

“생긴 게 꼭 암처럼 생겨서.”

라고 했다. 그때 진료를 지켜보고 있던 간호사가 말했다.

“세포 검사하실 거죠?”

나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 그 말을 들은 의사 선생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진료실을 나와 안내 데스크에서 진료비를 낼 때, 간호사가 세포 검사 비용이 있다는 말을 해서 세포 검사를 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검사 걸과는 내일모레 전화로 알려 드릴 거예요.”

간호사의 설명을 들으며 아무 걱정을 하지 않았다.


멀리 있는 병원에 다녀 오느라 하루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고름이 나왔으니, 암은 아닐 거야.’

밤이 되어, 잠을 자러 침대에 누웠다. 평소 비염이 있어서 밤이면 코가 막혀 숨쉬기가 힘들어지곤 했는데, 그날도 그랬다. 주변은 깜깜한데 잠은 안 오고 숨 쉬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죽을 때도 이렇게 숨쉬기가 어렵겠지?’

그런 생각이 들자, 도저히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일어나 앉아서 숨을 몰아쉬었다.

아침이 되어 잠이 깨었다. 일어나지는 않고 눈을 뜨고 생각했다.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왼쪽 가슴이 뻐근하고 겨드랑이가 부어 있는 듯했다.

‘혹시 암일까? 고름이 나왔으니 암은 아닐텐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어야 해서,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병원에서 결과를 알려 주기로 한 날이 되었다. 여전히 왼쪽 가슴이 아팠다.

‘에이, 아닐 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확신을 할 수 없었다.

‘암이면, 어떡하지? 병원에 입원을 하면, 고양이들을 누가 돌봐주지? 고양이들과 같이 지낼 수 있는 요양 병원이 있을까? 주인을 잃은 반려 동물은 안락사를 시킨다 하던데...’

이런 생각에 이르지 도저히 결과를 기다리기만 할 수가 없었다.

병원에 전화를 했다.

“있다가 한 시간 후에 결과 확인하고 알려 드릴게요.”

간호사가 나를 걱정해서 의부로 더 상냥하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한 시간이 지나도 병원에서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뭔가 문제가 있나봐.’

다시 병원에 전화를 했다.

“예, 좀전에 전화한 사람인데요.”

간호가사 다급한 듯 말했다.

“아, 잠시만요. 금방 전화 드릴게요.”

기다리겠다는 말을 짧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암이라서 말하기 어려운 걸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모든 것을 내려 놓은 채로 전화를 받았다.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요.”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나는 다시 다음 학기 준비를 해야 했다. 일상으로 돌아온 나의 앞에는 나의 소중한 고양이들이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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