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 광장에서 04

by 류장복
광장에서 04 부분도

광장에서 04_sand powder, acrylic on linen_193.9x259.1cm_2025


080


8월 16일


맨손으로 장갑차를 막아서고 아들을 대하듯 병사를 안아주며 물러서는 병사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시민과 병사는 남이 아니었다.

결코 지치지 않는 깃털 같은 가냘픈 힘들이 맹금류의 날갯짓으로 날아오른다. 오월 광주를 기억하는 눈물에 비친 그들이야말로 새살돋음이다. 24.12.11 가진 자의 지키려는 힘이 가지지 못한 자가 뺏으려는 힘보다 최소 3배는 더 크다는데. 오늘, 젊은 그들의 지키려는 힘이 용솟음치고 있다. 왜 뺏으려고 하지? 이미 자유로운 영혼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하나 둘 아스팔트 광장에 모여 각자의 '살아있음'을 맹렬한 몸짓으로 보여준다. 오직 자발적인 구속에만 복종하는 그들이 자기 해방의 절대 자유를 구가하는 미래인으로 보인다. 절로 솟는 경외심으로 엄지척과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짝! 24.12.23 지금, 빛의 몽둥이를 흔드는 아스팔트 젊음의 활기를, 질서와 혼돈의 고도한 균형이 절대적으로 현존함을, 죽은 자가 산 자를 돕고 산 자가 죽은 자를 기억한다는 소설가의 통찰을, 목격한다. 24.12.24 훼손된 자존감이 모멸감으로 남아 스멀스멀 아무 때나 기어 나와.. 머리통만 한 돌이 검은 아스팔트에 나뒹구는 오월 광주의 기억이 칼자국처럼 남아.. 빠바바바밥박, 최루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흩어지는 사람들 틈에 우두커니 서있었던 기억이 살에 박혀.. 위정자의 거짓된 행동거지에 욕설을 내뱉으며 어린 딸아이의 눈을 손으로 가리고.. 작은 폭력이 조금 더 큰 폭력을 부르다가 급기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 버린다. 그럴 수 있다, 그래서 무섭다. 24.12.25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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