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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May 07. 2021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oil on linen, 45.5x27.3cm, 20

아버지 사랑합니다, oil on linen, 45.5x27.3cm, 2021

최근 한 달새 아버지는 부쩍 여위었다. 엊그제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구순을 훌쩍 넘긴 연륜의 주름 사이로 촉촉이 눈물이 배어들었고 무감한 자식의 눈에 그 모습이 낯설기만 했다.

어머니는  년 전 세상을 떠났다. 돌연 심장을 멈추고 싹둑 생을 마감했다. 스러져가는 죽음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틈을 주지 않았던 당신께 못내 미안했다. ''엄마, 지금 아부지가 눈물을 떨구시네요.'' 엄마의 모습이 아버지와 겹쳐졌다.

편안한 죽음은 없다. 적어도 생물학적으로는 그렇다. 노화로 인해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끝내 작동을 멈춘다. 간단히 말해 숨을 못 쉬거나 굶어 죽는다. 서서히 기력을 다하여 숨을 놓을 때까지 죽음의 여정을 차곡차곡 기꺼이 밟아갈 수 있을까.

갓 태어나 낯선 땅에 던져지는 그 순간의 울음과 마찬가지로 죽음이란 무의 세계를 눈앞에 두고 두려움의 눈물을, 한 움큼 존재의 눈물을 질끈 감은 눈까풀 사이로 흘려보내는 수밖에 달리 별도리가 있을까.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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