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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Dec 31. 2021

지난여름

_oil on linen_37.9x45.5cm_2018, 20, 21


지난여름_acrylic and oil on linen_37.9x45.5cm_ 2018, 20, 21

지난여름, 선반 위에 동그마한 자두 세 알. 안과 밖의 온도차가 거의 없는 밤이었다. 축 늘어진 몸의 풀린 눈까풀 아래로 그것들이 들어왔다. 싸구려 선풍기의 더운 바람이 닿을 때마다 자두 색깔이 색동스럽게 변했다. 벽에 기대 놓은 캔버스의 아랫자락 그늘에 푸르스름한 형광등 빛이 어른거렸다. 급기야 검푸른 물결이 되어 일렁거렸다. 몽돌 해변의 자갈밭이 달빛에 반짝거렸고 모닥불이 타올랐다. 밤바다가 깔때기의 좁은 구멍으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자두는 풍경 속으로 굴러갔다. 2018.10.11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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