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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Jan 10. 2022

한겨울밤 | 어릴 적 이야기 4

올려다보는 밤하늘에 반짝반짝 별이 총총했다


한겨울밤_oil on linen_53x45.5cm_2022


올려다보는 밤하늘에 반짝반짝 별이 총총다. 연탄가스에 취 몽롱해진 눈에 별빛이 한가득 쏟아다.


내려다보는 골목길에 방범대원이 딱딱 막대를 부딪치며 마지막 한 바퀴를 돈다. 두부 아저씨가 딸랑딸랑 종소리를 내며 수레를 끌고 들어선다. 막 통금이 풀린 이른 새벽에 온 식구가 집 앞에서 한뎃잠을 다. 간간이 코를 처박고 흙냄새를 맡거나 동치미 국물을 들이켠다.


멀리 골목길이 끝나고 미아 국민학교가 보인다. 더 멀리 산동네가 보인다. 돌산이 뚝 끊어지고 삼양동으로 넘어가는 큰길이 지나간다. 가까이 기름에 쩐 전봇대의 수은등이 잔설을 비다. 2022.1.9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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