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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Jan 23. 2022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 어릴 적 이야기 10

큰길에서 비탈길을 내려오면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_acrylic and oil on linen_91x116.8cm _2022
'한여름밤'을 위한 연습_pencil on paper_21x29.7cm_2022



큰길에서 비탈길로 내려오면 첫 사거리에 경남 세탁소와 수정 미용실, 길음 슈퍼가 있다. 흐르는 계곡물의 소용돌이 같은 사거리는 동네 사람들이 쉬어 가는 곳이다.


풀벌레 소리 요란한 한여름 술래잡기, 다방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고무줄놀이, 구슬치기, 딱지치기, 귀신 이야기, 라디오 연속극 듣기, 얼음수박 먹기 따위가 예서제서 벌어다.


어느 날 길이 포장되 오가는 차들이 많아지면서 모든 게 달라다. 흔들리는 빛과 바람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풍광은 그저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으로 바뀌가고. 결국 사라져 버린 릴 적 풍광은 밤하늘의 이 되어 오래된 기억 속에서 반짝거다.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딱 걸려.. 야무지게 내밀고.. 살금살금.. 버둥버둥.. 먼산 보며 슬그머니.. 당차게.. 빼꼼히.. 노랗게 진중한.. 내 안의 아홉이 놀이에 열중이다. 2022.1.20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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