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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장복 Apr 04. 2022

정발산동 오후

_oil on linen_90.9x72.7cm_2021-22

정발산동 오후_oil on linen_90.9x72.7cm_2021-22

4월 4일 정발산동 오후 5시 동네 카페에 앉아 있다. 비 온 뒤라 쌀쌀했다. 창 너머 벚나무 아래 꽃비 내린 흔적이 자욱했다. 흰색 자동차가 지나갔다. 꽃무늬 옷을 입은 아주머니가 헝겊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들고 걸어왔다.


손에 쥔 붓펜을 내려놓고 라떼를 한 모금 마셨다. 되돌아보니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화가로서는 온전히 살았다. 그림 그리는 것 말고 딱히 할 게 없었다. 코비드의 적막감 속에서 그림이라는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수밖에 . 그래서 그런지 조금씩 붓끝을 더 밀어 넣을 수 있었다.


달빛이 발밑을 비추지만 땅을 내딛는 건 발이었다. 화가는 그림을 그릴 때 화가란 사실이 새삼스럽게 환기되었다. 2022.4.4 고쳐씀. 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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