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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깊이 꽂히는 글귀는 꽃이다

마음에 핀 꽃

by 마당넓은


마음속 깊이 꽂히는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꽃을 보면 위로가 되고 사랑스러운

마음이 생긴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뇌리에 꽂혀있는 글귀가 꽃이었다니
내 안에서 꽃은 쉼 없이 피고 있었는데

난 애써
모른척했던 건 아니었는지.

마음속에 피는 꽃들은
매일 책 속에서 각각의 모양으로
꽃 피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기쁜 마음이다.


마음 깊이 꽂혔던 글귀 중 기억에

남아있는 내 마음속에 피는

꽃들은.




기화는 서희의 유연한 두 어깨,

물결처럼 부드럽게 잡힌 치마의

주름을 본다. 그의 아름다움은
그의 권위요 아집이요 숙명이다.
그의 아름다움과 위엄과 집념은

그의 고독이다.
책에 열중할 때 서희의 부처님은
책일 것이고, 자수에 열중할 때 서희의

부처님은 바늘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에게는 신도 인간도 존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토지 중에서)




토지 속 또 다른 주인공 기화(봉순)

이가 보는 서희의 아름다움과 단오함

표현한 문장이었다.



아무것도 쓰지 많은 살아왔던 시간도 소중하다고 삶에도 글이 스미고 글에도
삶이 스미고, 삶은 삶끼리 스민다.
모든 것들은 연결되어 있다. 휘요오오

바람이 불면 이파리가 흔들리고 물결이
이는 것처럼, 주어진 내 몫의 일을

하나씩 해나가면 충분하다. 대단하거나 유명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고수리 마음 쓰는 밤 중에서)




글을 쓰면서 나에게 가장 많은 위로를

준 책 고수리 작가의 마음 쓰는 밤
이 문장을 읽고서 나는 이렇게

기록을 해두었다.

삶이 스며들어 나의 색깔이 갖추어

간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선명한 색깔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떤 삶의 색깔로 가야 하는지는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




정지용 시 <별똥>

별똥 떠러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 날 가 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원전)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 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이젠 다 자랐소
(현대 맞춤법으로 옮김)


때로는 옛것 그대로도 충분히
좋다.마음 해 떠러진 곳 인젠 지금은

사용되지 않은 단어지만 옛것을 만난

나는 마냥 좋기만 하다

마음에 핀 꽃을 만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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