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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너머 Jul 26. 2023

나도 그만 불안하고 싶다.

이제 더이상 그만. 

갑자기, 너무 뜬금없이 불안이 엄습했다. 

오늘 분명히 아무 문제 없이 힘차게 시작했는데,

이미 내 삶에 존재하던 불확실한 모든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머리 안을 장악해버렸다. 

어쩔 때는 이런 나를 나조차도 이해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이 결정지어지지 않은 내가 겪고 있는 이 시기는 예고 없이 불안감을 툭-하고 내 발 밑에 

내팽개 친 후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엄연한 피해자인 나는 그 불안감이란 불덩어리에게 어찌할 새도 없이 타버리고 만다. 

불이 아무리 활활 타 올라도 잘 타지 않는 철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난 너무나 가연성물질이어서 조그만 불씨에도 혼자 훨훨 잘 탄다. 


아침 10시 쯤, 잊고 있었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기다리는 것 밖에 지금 상황으로선 답이 

없는. 그래서 불안해봤자 아무 소용없는 상황이 갑자기 내 머릿속과 마음 속을 온통

헤집어 놓았고 난 또 져버렸다. 

또 다시 패닉이 와버린 나는 갑자기 차선책을 세워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쩔쩔매다가

쩔쩔매는 틈을 타 이 불안감이란 나쁜 놈(?)은 '나' 까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내가 과연 잘 가고 있는 걸까? 내가 또 이기적으로 내 욕심 부리면서 런던에 붙어있는 걸까?

한국에 들어가야 하나? 하는.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마저도 아직 그 기운을 떨쳐내지 못했다. 

불안감이 해소되었다면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있지도 않았겠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의 걱정은 무익하다, 쓸 데 없다. 되뇌이고 또 되뇌는 밤.

이동진 평론가가 예전에 어딘가에서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은 되는대로가 그의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같은 거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 하루하루는 치열하게, 그리고 난 흘러가면. 그러면 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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