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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동 호서비 Mar 14. 2023

이야기 論語 498

-논어 쉽게 읽기Ⅰ.學而 第一

7. 子夏曰 賢賢 易色 事父母能竭其力 事君能致其身 與朋友交 言而有信 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     

자하가 말했다.

”어진 이를 어질게 하고 (여) 색을 좋아하는 마음을 바꿔서, 부모를 섬기되 능히 그 전력을 다하고, 임금을 섬기되 능히 그 몸을 바치며, 친구와 더불어 사귐에 말을 믿음이 있으면, 비록 (그가)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반드시 배웠다고 이를 것이다.     


자하는 공자의 제자다. 공자보다 44살 아래이며 성은 복(卜), 이름은 상(商)이다. 공문십철(孔門十哲) 가운데 자유와 함께 문학에 뛰어난 인물로 평가된다.     

주자는 집주에서 ’賢賢易色‘에 대해 ’賢人之賢而易其好色之心이면 好善有誠也‘ ’ 어진 사람을 어질게 여기되 여색을 좋아하는 마음과 바꾸어서 한다면 선을 좋아함이 성실에 있다 ‘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 어진 사람을 존중하기를 여색을 좋아하듯이 한다 ‘로 해석하지만 그 뜻을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부모를 섬기고 나라에 충성하고 친구를 사귐에 신의를 다한다는 것은 배운 사람만의 특전이 아니다. 초중고등학교나 대학교, 대학원 등 학교를 더 많이 다닌 사람이 부모를 잘 섬기고 나라에 충성하고 친구들을 더 잘 사귀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마음이 올곧고 행실이 바른 사람이 많다. 부모 섬기기와 나라에 충성하기, 친구와 잘 사귀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배움(학업)과 상관없는 일이다. 오히려 배운 사람은 이런 기본 윤리를 더 잘 지켜서 가정과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한다. 문학에 뛰어났던 자하는 배움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8. 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중후하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배움도 굳세지 못하다. 

충과 신에 주력하고 자기보다 못한 자를 벗하지 말고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주자는 외면이 가벼운 자는 반드시 내면이 견고하지 못하다고 했다. 그리고 외면이 후중하지 못하면 위엄이 없어서 배우는 것 또한 견고하지 못하다고 했다.     

이러한 해석은 군자의 모습을 중후함과 동일시한 모양새이다. 군자의 겉모습을 중후한 사람으로 여긴 듯하지만 글쎄다, 그럼 반대로 겉모습이 중후하게 보이는 사람이 군자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겉모습과 군자, 군자다움이 반드시 같을 수는 없다. 군자다움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에 깊이 박힌 그 무엇이 바깥으로 뿜어 나올 때 엿볼 수 있다. 꼭 군자가 중후한 모습을 갖추면 더없이 좋겠지만 군자와 중후함을 동일시한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또 중후하지 않으면 배움도 굳세지 못하다고 한 것도 이해할 수 없다.  

    

’ 무불여기자(無友不如己者)‘에 대한 해석도 논란이 있다. ’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지 말고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을 친구로 둬야 한다는 말인데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 자기를 친구로 둔 사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친구로 둔 것인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좋은 사람을 친구로 삼으라고 하면 더 좋았을 텐데 공자는 왜 이런 말을 해서 친구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허물이 있으면 고치지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는 누구나 익혀서 실천해야 할 글이다, 잘못이 있는데도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면 더 큰 잘못을 일으키기 쉽다. 허물이 있으면 곧바로 고치고 상대방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옳다. 한번 머리 숙이기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는 지름길이다. 말은 쉽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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