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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강물처럼 Apr 12. 2023

낙타 등의 혹을 제거한 역사 - 2

관용과 포용 그리고 다양성의 가치

실개천이 흘러들어 샛강을 이루고 샛강이 모여 큰 강이 되고 바다로 흘러들어 대양을 이룬다. 아무리 넓은 태평양이라지만 흘러드는 강물들을 거부하면 높아지는 염도로 모든 바다생물은 멸종하고 언젠가는 소금만 남긴 채 말라붙게 된다. '바다는 결코 비에 젖지 않는다'는 말은 거대한 대양도 결국은 한 방울의 빗방울일지라도 '받아'들일 줄 알았기 때문에 '바다'였던 것은 아닐까.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한 장면


다양성의 로마 시대

로마사에서는 다섯명의 현명한 황제 즉 오현제의 시대가 로마의 최고 번성기였고 '팍스 로마나'로 불리운다. 오현제 시대에는 자신의 아들에게 황제의 자리를 물려주지 않고 유능한 인재를 양자로 삼아 뒤를 잇게하는가 하면 정통 로마인이 아니라 속주 출신일지라도 능력있는 자를 황제로 받아들이기까지 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는 스페인 출신의 장군 막스무스를 후계로 삼으려다 아들 코모두스에게 살해되는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로마 16대황제, 재위 161~180, 스토아 철학자)가 등장한다. 반만 역사적 사실이고 반은 픽션이라고 하지만 영화는 당시 로마의 관용과 포용의 가치를 제국의 그림자로 드리우고자 노력했다. 






다양성의 가치 상실

강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신도수가 엄청나게 늘어나자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공인하게 되고, 392년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드디어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이교가 된 타 종교의식을 모두 금지했다. 이교 신전의 재산은 모조리 몰수당했고, 그리스 지역의 올림피아드대회도 이교 신들에 대한 숭배 행위로 간주됐다. 공인된 이후에도 이교 문화와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했으나, 결국 기독교는 제국 유일의 종교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됐다. 부와 출세를 꿈꾸는 사람들 모두가 황제의 종교인 기독교로 앞다투어 개종하였다. 중세 암흑의 시대의 출발 신호였다.





관용과 포용의 가치 상실

세습황제를 거부하고 속주 출신의 황제를 용인하던 로마 제국의 관용과 포용의 가치는 점점 퇴색한다. 명실상부한 기독교 국가 로마에서 기독(基督-크리스트를 음역한 한자어)을 십자가에 매달아 처형한 유대인은 당연한 척결대상 1호였다. 이제 제국의 화살은 그 표적을 바꾸었다. 개종을 거부한 유대인들은 기독교 국가가 되기 전에 기독교인들이 받던 화살의 새로운 표적이 되었다. 


세상 많은 나라들이 그 땅에 살던 유대인을 추방한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불가피한 경우도 있었고 불가해한 경우도 있었다. 불가해함 속에는 불가항력이 똬리를 튼 경우가 많았다. '관용성 상실'이라는 인간으로서의 불가항력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약점이어서 더욱 불가항력적이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불가항력으로 유럽사회를 넘어 그들이 정착한 그 어디서나 천덕꾸러기가 되어갔다. 그들의 악착같은 생활력과 생존능력 그리고 생계수단이 고리대금업이라는 이유와 더불어. 


( 낙타 등의 혹을 제거한 역사 -3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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