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by 소안

당신도 여기 있을 테죠

흩날리는 바람결마다
솔솔 따라나선 눈송이처럼
쌓인 눈 위에 새겨진 내 발자욱 옆에
그대 발자욱도 새겨졌으면 해요

당신도 여기 있다면

겨울내음 가득한 나의 뜨락에
모닥불 속 꽃들이 서서히 내려앉고
두 눈동자엔 서롤 가득 담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얼어붙은 두 손 녹여주듯 깍지 낀 채
오늘도 그대 있어 참 아름다웠다 말해주겠죠

근데 만약,
당신도 여기 없다면

짙은 밤공기 가득 머금은
겨울에 태어난 사랑들이 흩날리고
소복이 쌓여진 생명들이 고백하는
오늘의 선물을 기억할게요

당신도 그중 하나일 테니



첫눈이 내립니다.

오늘만 예쁘겠죠.

남은 겨울 내내 새로 맞이할 눈은

더 이상 오늘처럼 반겨줄 순 없을 터이니,


곧 녹아내릴 오늘의 하얀 꽃잎을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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