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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Nov 07. 2024

가지 볶음

그와 먹을 도시락을 싸며

가지 볶음 

         

그날 이전 나의   

  

가지 볶음은 늘

양념은 짜고 가지는 싱거웠다     


설컹거리거나

물컹거리거나     


그날 이후 나의     


가지 볶음은 어쩌다

가지에 양념이 적당히 스며들었다     


설컹거리지도 않고

물컹거리지도 않았다      


그에게 따뜻한 밥을 해 먹이고 싶었던 

그날     


이전과 이후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다.


하지만,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던 그 시절엔

밥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그가 너무 안쓰러웠다. 

그래서 도시락을 싸서 출근했다. 


요알못이지만,

특히 콩나물국과 가지 볶음이 어려웠던 나는

그래도 도시락을 싸면서 가지 볶음 맛을 제대로 내려고 애쓰곤 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려운 가지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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