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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Nov 07. 2024

손편지

병원에 있는 남편에게 쓴 편지

손편지     



그에게 가는 손편지는

우표가 붙지 않는다

우표 대신 그리움 덕지덕지 붙인다     


그에게 가는 손편지는

우체통에 넣지 않는다

우체통 대신 간식 가방에 넣는다          


그에게 가는 손편지는

우체부 아저씨 손에 닿지 않는다

건물 앞 테이블 위에 웅크려 앉는다.    


그와 그녀의 은하수

코로나     


그에게 가는 손편지는

오늘도 힘겹게

은하수를 건넌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몇 개월이 지난 후 병원 면회가 금징되었다.


매일 병원에 가서 머리를 감겨주고, 산책을 시켜주었는데,,,

남편이 몹시 힘들어했다.

나는

몸은 편했지만 맘은 불편했다.


그래서 쓴 손편지를 병원 입구 테이블에 두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남편도 나도 힘들었지만,

나에게 시간적 여유를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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