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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Oct 01. 2023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

 함께 살아가는 가족. 반려동물


아주 오래전에는 애완동물을 키웠었다. 

요즘의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간다.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이라는 말에는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드러난다. '애완동물'이라는 말은 내가 너를 예뻐하고 사랑해 줄 테니 너는 나에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행동만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은 너는 나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내가 행복하고 슬프고 아프고 늙어가듯, 너도 행복하고 슬프고 아프고 늙어간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나의 반려동물들은 나랑 만나기 이전에는 반려동물이 아니었다. 



 예쁘니까 키우겠다고 데려왔다가 키우기 힘드니 다시 돌려보내려 했던 아이,  마당견으로 살다 집을 나온 건지  아니면 버려진 건지 다리를 다친 채로 떠돌던 아이, 7~8살의 나이로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채로 버려진 아이, 힘든 길냥이 생활을 하다 집으로 들어온 아이이다. 



 나의 반려동물들은 나랑 만나기 이전에는 반려동물이 아니라 애완동물이었다. 아니 그저 동물이었다.



 네 아이 중 세 아이는 반려견이고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 첫 아이 초롱이는 나도 처음이라 늘 제대로 키우지 못했나 하는 마음에 미안함이 크다. 



둘째 아이 콩이는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살았다. 정말 착해서 내가 다른 아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었다. "사랑" 그 자체인 아이였다. 



셋째 아이 동이는 버려진 상처가 큰 아이였다. 남자에게 학대받았는지 무지개다리를 건너가는 그날까지 남편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며칠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는 것이 너무 아파서 축 처지는 아이를 안아주며 "동이야, 이제 떠나도 괜찮아." 했더니 그날...떠났다.



지금 나와 살고 있는 반려묘 도도는 길냥이 이쁜이의 아이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얼굴을 보여준 날부터 이미 나의 아이였다. 비록 바깥이지만 내가 챙겨준 집에서 내가 챙겨준 밥을 먹고 자라다 생후 4개월쯤에  우리 집으로 들어와 나를 집사로 쓰고 있다.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왔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함께 살아가고 있기에 감수해야 할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다. 사료며 용품을 기꺼이 사고 무엇보다 비싼 병원비도 기꺼이 감수한다. 여행을 계획할 때도 아이를 어떻게 케어할 건지를 먼저 고민한다. 



 나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왔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예쁜 모습만 예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도 함께한다. 



 요즘 많은 가정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혹은 다른 동물을 키운다. 그 많은 아이가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함께 먹고 함께 자라고 함께 행복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파하는 진짜 가족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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