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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편선 Oct 31. 2023

50대 아줌마는 오늘도 웹소설을 읽는다

나의 취미생활


흑백 TV를 보는 기분일 것 같다. 취미가 없다면. 취미 생활을 함으로써 무채색의 생활에 색이 더해지는 것 같다. 




요즘 나의 생활에 색을 더해주는 취미생활은 웹소설 읽기이다. 학창시절 하이틴로맨스 한 권도 안 보던 내가, 드라마 안 보겠다고 과감하게 텔레비전도 없앤 내가, 요즘 웹소설에 빠져 있다. 뻔한 스토리인데 참 매력적이다. 




웹소설을 읽으면 일단 삶이 말랑말랑해진다. 고단한 하루였는데 씻고 누워서 핸드폰을 보는 순간 미소가 지어진다. 나는 여주인공처럼 젊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남주도 없지만 그리고 과거로 회귀할 수도 없지만……. 




하지만 문제는 웹소설이 시간 도둑이라는 것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은 금방이다. 연재를 기다리기가 싫어서 완결 즈음의 작품을 골라서 읽곤 하는데 그러다보면 100여 회 분량의 글을 하루 이틀에 읽기도 한다. 어떨 때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늘 바쁘다면서 이게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대부분 제목도 주인공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글들이지만 보석같은 작품들을 만날 때가 있다. 보통 웹소설이라 하면 문학 작품으로 대우해주지 않는다.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고, 책으로 출간되기도 해서 성공하는 작가들이 꽤 있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이 문학 작품으로서의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스토리도 너무 탄탄하고 표현력도 충분히 좋은 작품들이 꽤 있다. 유명하다는 소설가들의 작품과 견주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작품들. 그런 작품들을 만날 때는 정말 내가 갯뻘을 헤집어내서 진주를 캐낸 기분이다. 




웹소설을 읽다가 읽다가 어느날 문득 '아, 내가 차라리 웹소설을 써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너무 시시한 작품이 조회수가 수만이 나오는 걸 보면서 이정도는 나도 쓰겠다 싶었다. 스토리도 별로인데 심지어 맞춤법도 틀린 부분이 엄청 많았다. 그래서 실제로 웹소설의 인물을 설정해 보고, 줄거리를 써보기도 했다. 쉬울 듯 싶었는데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었다. 금방 접었다. 하지만 어느날 문득 찐한 로맨스 웹소설 한 편 네*버에 올리고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기대하시라!!! 물론 지금의 나를 전혀 알 수 없는 필명을 사용하겠지만. 




요즘은 취미생활과 생업을 구분하지 않는 세상이 된 듯 싶다. 그저 취미생활일 수도 있지만 취미생활도 잘 하면 생업이 될 수도 있고, 생업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웹소설 읽기. 시간도둑이 아니라 시간 창조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의 전환, 사고의 전환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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