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편선 Dec 14. 2023

남편은 퇴원했다. 그런데...

병원비로 무거운 어깨

나의 일상을 무참히도 흔들던 남편은

2주간의 폐렴 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요양병원으로 돌아갔다.

가볍지만 무거운 영수증만 남긴 채...



한 사람이 두 병원에 동시에 입원할 수 없기에

종합 병원으로 옮기면서 일단 요양병원을 퇴원처리를 해야했다.

퇴원하면서 병원비 결제하고,

간병비와 병원비 등

2주간의 기간동안 난 800만원 약간 못 미치는 금액을 카드 결제했고,

182만원의 현금을 간병비로 썼다.



일단은 내 카드로 결제를 하고, 내 지갑에서 간병비가 나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휘청하지만

그래도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본인부담금상한제>

https://www.nhis.or.kr/nhis/minwon/wbhabb15100m01.do




우리나라에는 "본인부담금상한제"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위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자세하게 볼 수 있는데,

간단하게 말하면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일정 부분 이상의 의료비를 국가가 환급해주는 제도이다.

소득 분위에 따라 환급금이 달라진다.

그래서 비급여를 제외하고는 꽤 많은 비용을 환급받는다.

아마 이 제도가 없었다면 나는 4년 넘는 이 긴 세월을 버티지 못했을런지도 모른다.

이 제도는

힘든 형편에서도 잘 유지하고 있었던 개인실비보험보다 더 큰 도움이 되었다.



장기입원환자의 보호자로 살면서

참으로 어려운 일이 많다.

남편을 데리고 외래를 갈 때마다 차에 태우고 내리는 것부터가 난관이다.

한 번은 남편은 차에서 내려 휠체어에 태우다가 함께 넘어졌다.

그 동안의 수많았던 힘듦이 함께 몰려와 설움은 순간 폭발해버렸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남편 앞에서 울어버렸다.

그 울음조차 길지 못했지만.



장애인택시를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장애인택시의 수가 부족해서 예약잡기도 쉽지 않다.

비용도 적잖이 부담이다.



서류 문제도 너무 복잡하다.

물론 행정 기관의 어려움도 이해한다.

그런데 환자는 병원을 한 번 나오기가 너무 힘든데,

대부분의 서류를 떼려면 본인이 가야하고,

본인이 가지 않으려면 준비할 서류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위임장 같은 경우는 결국 본인을 만나야 하는데,

요즘 요양병원은 면회도 쉽지 않다.

한달 전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얼굴 보기가 힘들다.




본인부담금상한제에 따른 환급금도 일단은 결제를 한 후에 환급을 받는다.

이전에는 병원비에서 바로 차감하고 결제를 했는데,

사실 보호자로서는 이전의 제도보다 현재의 제도가 더 힘들다.

그 이유는 충분히 납득이 되지만,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달에 100~200만원의 병원비를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불편함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이렇게 국가의 시스템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돌봄, 그 이상의 무엇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