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생활문 '처음 부분' 가르치기

Ⅵ. 초등 글쓰기 솜씨 더 높혀 볼까요?

by 치초요

생활문 쓰기

생활문은 우리가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것에 대하여 쓰는 글이다.

일기와 차별성을 찾아본다면

일기는 자기반성의 성격이 강하고 독자가 나 자신이지만,

생활문은 내가 겪은 일을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쓰는 글이다.


따라서 생활문은 독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독자와 소통이 잘 이루어지도록 글을 쓰기 위해서는

일단 독자의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


생활문 감상하기

제목 : 내 마음속에 구멍

(처음) 지지난주 토요일은 내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날이다. 우리 집 막내인 햄스터 구름이가 하늘나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구름 이는 작년 방과 후 생명과학수업 후 데려온 귀여운 회색 골든 햄스터다. 구름 이는 까맣고 반짝이는 두 눈이 매력적이고 사람 손에서도 잘 노는 애굣덩어리였다. 구름이가 자기 집을 탈출해 이틀 만에 냉장고 밑에서 찾은 적도 있었다. 모험심 강한 구름이 때문에 마음 졸이며 집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다니곤 했었는데...... 그런 구름 이를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가운데) 구름이가 죽기 전 며칠 동안 잘 먹지도 못하고 끙끙거려서 햄스터 전문병원에 다녀왔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구름이가 숨쉬기를 힘들어하니 우선 X-RAY를 찍고 산소통 안에 넣어주셨다. 심장이 커져서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하시며 약을 먹이고 지켜보라고 하셨다. 구름 이는 계속 쌕쌕 대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눈물이 핑 돌았지만 울면 구름이가 정말 죽을 것 같아서 울음을 꾹 참고 삼켰다.
‘괜찮아, 나을 수 있어...... 내가 꼭 지켜줄 거야.’
집으로 데려온 구름 이에게 약을 먹이고 푹 쉴 수 있도록 조용히 놓아두었다.
저녁이 되어 다시 약을 먹이려고 보니 구름이가 모래 목욕탕에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구름아, 일어나! 약 먹어야지.”
손으로 살짝 건들어 보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늦었다는 걸 알았지만 약을 입 쪽으로 계속 흘려 넣어주었다. 소용이 없었다. 내 눈에서 소리 없는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00아, 구름이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엄마가 내 등을 쓰다듬자 난 소리 내어 펑펑 울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동생도 덩달아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한바탕 실컷 울었다. 슬플 때는 우는 게 당연하니까. 우리는 구름 이를 초록색 작은 상자 안에 넣었다. 구름이가 즐겨먹던 껍질 있는 해바라기씨 한 움큼과 내가 직접 만든 실팔찌 그리고 노잣돈도 조금 넣어주었다.
마지막으로 구름 이에게 편지를 썼다.
‘구름아, 내 곁에서 오래 행복하게 함께 해줘서 고마웠어. 너와 함께한 소중한 순간들을 잊지 않을게. 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다신 너를 볼 수 없다는 게 마음 아프지만 우리에겐 추억이 있잖아. 너의 보드라운 털을 만지고 내가 준 씨앗을 받아먹는 널 볼 때 정말 행복했어. 좋은 추억 많이 남겨 줘서 고마워. 널 오래오래 기억할게. 그리고 언니 보고 싶으면 하늘에서 꼭 내려다봐야 해! 너의 죽음이 내 마음에 커다란 구멍을 만든 것 같아. 구멍 때문에 자꾸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이 들어. 그래도 난 그 구멍을 잘 지킬 거야. 앞으로 더 큰 슬픈 일도 생기겠지만 난 이겨낼 수 있어. 네가 만들어준 구멍이 날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 거야. 대나무처럼! 대나무도 안에 구멍이 있잖아. 그래서 세찬 바람도 잘 견디는 거라고 책에서 읽었어. 바람 때문에 잘 흔들거리지만 잘 뽑히지도 않는다고 하더라. 나도 그럴게. 구름아, 하늘나라에서 씩씩하게 지내. 사랑해. “
편지도 곱게 접어 상자 안에 넣고 우리 집 뒤에 있는 양지바른 곳으로 갔다. 야생동물들이 구름 이를 데려가지 못하게 깊숙하게 묻어주었다. 주변에 커다란 돌들로 표시해 두고 그 위에 보라색 제비꽃과 토끼풀을 올려놓았다.

(끝맺음) 구름이가 이름처럼 하늘에 구름이 되어 날 계속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면 좋겠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학교를 못 가서 더 자주 구름이 무덤을 찾아갈 수 있었다. 언제나 새로운 들꽃으로 구름이 무덤을 꾸며 주었다. 잔디를 깎는 경비아저씨께서도 구름이 무덤이라는 걸 아셨는지 그곳만 놔두고 잔디를 깎으셨다. 너무 감사해서 엄마와 함께 시원한 주스를 사다 드렸다. 구름 이는 죽었지만 나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함께 있을 것이다. (글: 초등 5학년 000)


한 편의 글은 대체로 세 부분 - ‘처음’, ‘가운데’, ‘끝맺음’ -으로 나눌 수 있다.

처음 부분에는

무슨 이야기를 할지 사건이나 일의 시작을 알리고,

가운데 부분에서는

전개과정을 자세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나타내어야 한다.

마지막 ‘끝맺음’에서

일이 마무리와 일을 통해 생각하거나 느낀 점, 하고 싶은 말들이 드러나게 쓴다.


맛있는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요리 순서를 잘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잘 살려야 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맛있고 감동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실감 나는 표현과 알맞은 말,

그리고 글의 앞뒤 순서가 탄탄하게 잘 이어져야 한다.


실감 나는 표현을 위해서는

대화체흉내 내는 말, 꾸며주는 말을 적절히 넣어주어야 하고,

상황에 알맞은 말을 선정하여 잘 써야 하며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앞뒤 순서를 생각하며 글을 써야 한다.


글은 독자와의 소통이 목적이므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가 명확해야 하며

겉으로 드러나게 쓰기보다는 글 속 전체에 자신의 생각을 녹여내면 보다 수준 높은 글이 된다.


특히 생활문은

생활하면서 겪은 일, 즉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에 대하여 쓴 글인 만큼

솔직하게 써야 한다.

거짓으로 쓴 글을 생명력을 느낄 수 없다. 그러므로 생활문의 생명력은 솔직함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문 ‘처음’ 부분 쓰기


생활문 처음 부분의 첫 문장은 굉장히 중요하다.

바로 글의 머리에 해당하며 글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대화체로 시작해도 좋고

흉내 내는 말로 시작하거나 장소 혹은 시간을 나타내는 말,

사건으로 시작해도 좋다.

글감에 맞게 시작하되 독자로 하여금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의 처음 부분을 읽으면

독자가 전체 글의 내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 일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어느 정도는 밝혀야 한다.

글의 분량은 대체로 한 문단 정도로 구성하면 된다.


(처음) ① 지지난주 토요일은 내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날이다. ② 우리 집 막내인 햄스터 구름이가 하늘나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③ 구름 이는 작년 방과 후 생명과학수업 후 데려온 귀여운 회색 골든 햄스터다. ④ 구름 이는 까맣고 반짝이는 두 눈이 매력적이고 사람 손에서도 잘 노는 애굣덩어리였다. ⑤ 구름이가 자기 집을 탈출해 이틀 만에 냉장고 밑에서 찾은 적도 있었다. ⑥ 모험심 강한 구름이 때문에 마음 졸이며 집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다니곤 했었는데...... ⑦ 그런 구름 이를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글을 읽어보면 내 마음에 구멍이 생겼는데 그 구멍은 햄스터 때문에 생겼고,

이제 다시는 그 햄스터를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로 시작했고 글의 분량은 1 문단으로 구성되었으며

무슨 말을 할지 독자가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드러나게 썼다.


관심 있는 글머리 첫 문장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쓰기

‘① 지지난주 토요일은 내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날이다.’

>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우리는 ‘무슨 구멍이지?’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글머리를 잘 썼다고 볼 수 있다. 읽는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어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 ② 우리 집 막내인 햄스터 구름이가 하늘나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 첫 문장의 꼬리를 물며 자연스럽게 썼다.

이렇게 문장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써야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이어갈 수 있다.

“아하, 구름이가 떠나서 마음속에 구멍이 났구나. 그런데 구름 이는 어떤 햄스터일까?”

구름 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③ 구름 이는 작년 방과 후 생명 과학 수업 후 데려온 귀여운 회색 골든 햄스터다. ④ 구름 이는 까맣고 반짝이는 두 눈이 매력적이고 사람 손에서도 잘 노는 애굣덩어리였다.’ 이 문장을 읽으면

> 구름 이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구름 이의 생김새는 어떠한지? 구름 이의 특성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구름이 소개를 통해 구름 이에 대한 글쓴이의 마음도 헤아려 볼 수 있다.


‘⑤ 구름이가 자기 집을 탈출해 이틀 만에 냉장고 밑에서 찾은 적도 있었다. ⑥ 모험심 강한 구름이 때문에 마음 졸이며 집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다니곤 했었는데....’

> 구름이 와의 추억을 통해 구름 이에 대한 그리움이

그리고 그로 인하여 가슴의 커다란 구멍이 났음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마음 전달이 잘 되고 있다.


‘⑦ 그런 구름 이를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

> 글쓴이의 안타까운 마음이 잘 드러나 있으며

이어지는 가운데 부분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구름 이의 죽음 혹은 구름이 와의 추억이 전개됨을 암시하고 있다.


글의 처음 부분은 글 전체의 내용을 함축해야 한다.

처음 부분만 읽으면 전체 글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고,

관심과 흥미가 있는 글인지 아닌지 독자는 판단하게 되고, 나아가서 끝까지 읽을지 말지도 결정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독자로 하여금 내가 쓴 글을 관심 있게 흥미를 가지고 읽게 하려면

글의 처음 부분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처음 부분에서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략하게 드러내고,

독자의 호기심을 끌 수 있도록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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