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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한식 기내식

항공사 코드 : KE

by wwestin

대한항공을 처음 타면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기내식. 기내식 중에서도 말로만 듣던 "비빔밥"이다. 실제로 메뉴에 비빔밥이 있으면, 프레스티지 클래스나 이코노미 클래스나 비빔밥 선택률이 굉장히 높다.


그런데 대한항공 한식 기내식이 비빔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의외로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비빔밥은 외항사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외항사가 차마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된장덮밥', '낙지덮밥', '더덕구이', '고등어조림' 등 "이게 기내식으로 가능한 건가?"싶은 한식 메뉴가 많다. 비빔밥 외에는 시즌성으로 제공되는 메뉴도 많아, 아직 경험하지 못한 한식 기내식 메뉴가 산더미다.


1. 매콤한 고등어조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다. 생선이라면 뒤도 안 돌아보고 먹는 편인데, 비행기 탈 때는 생선 메뉴를 기대하지 않았다. 생선 조림을 좋아하는데, 현실적으로 기내에서 먹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냄새. 처음에 "매콤한 고등어조림" 메뉴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 이 메뉴가 기내식으로 가능한가?" 호기심에 시켜보았는데... 여태껏 먹은 모든 한식 기내식 중에 압도적으로 1등이다.


가장 걱정했던 냄새가 거의 안 난다. 어떻게 고등어 잡내를 잡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생선도 실하고, 고등어조림의 생명인 양념이 밴 무도 일품이다. 이 메뉴 없어지면 안 된다. 생선조림 좋아하는 모든 한국인이 맛봐야만 한다.


2. 제육쌈밥

오래전부터 한식 기내식에는 공식이 있었다. "대한항공 = 비빔밥", "아시아나항공 = 불고기 쌈밥". 대한항공에서 그 공식이 깨진 첫 번째다. 대한항공에서는 그동안 쌈밥을 안 내놓았는데 드디어 쌈밥 메뉴를 도입했다. 심지어 제육볶음과 함께. 매콤한 제육볶음과 신선한 쌈 야채를 함께 먹으면 이곳이 바로 고깃집이다. 함께 제공되는 새콤한 백김치와 육즙이 밴 버섯이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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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국식 채식

내가 대한항공에서 두 번째로 제일 좋아하는 기내식. 인천 출발 편에서만 제공되어 더 귀한 음식. 두부찜, 버섯강정, 우엉보리밥 등 한국인들이 주로 먹는 건강한 채식 메뉴들로만 구성되었다. 이른 아침 비행기나 밤 비행기일 때 선호한다. 배는 부르지만 더부룩하거나 불편하지 않아서, 비행 내내 기분 좋은 포만감이 가득하다. 채식 메뉴라는 것을 말하지 않으면, 채식 메뉴인지도 모를 것이다.

4. 묵밥과 불고기

여름에 제공되는 시즌성 메뉴. 시원한 묵 냉국과 불고기가 함께 나온다. 여름 더위에 지쳤을 때 상큼하게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다. 여름에만 제공되는 메뉴라 마니아층이 있다.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메뉴. 프레스티지석, 이코노미석 모두 제공되며, 일부 구성만 다르게 나온다.

5. 갈비찜과 황태구이. 사태 수육과 얼갈이 낙지 무침

프레스티지석 승객에게 제공되는 사전 기내식 메뉴다. 기내에서 선택하려면 없고, 반드시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해야지만 맛볼 수 있는 한정판 기내식이다. 나도 먹어본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었지,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먹어본 사람들에 따르면, 이게 정규 메뉴가 되면 모든 승객이 이 메뉴만 시킬 것 같다고 한다. 장거리 프레스티지석을 다시 타게 되면, 꼭 맛보고 싶은 메뉴다.


비행에 있어 기내식은 떼려야 뗄 수 없다. 특히 각 항공사가 제공하는 본토 음식은 놀랄 만큼 맛있다. 이제 대한항공이 메가캐리어가 되어, 정말 한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FSC가 된 만큼 더 맛있는 한식 메뉴를 많이 개발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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