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가공식품시장을 개척하는 제주세요 이야기
깻잎 가루가 다이어트에 좋다던데
조금 보내 줄 수 있니?
이모가 갑자기 연락이 왔다. TV에서 나온 깻잎의 다이어트 효능에 대한 정보를 보셨다고 하셨다. "정말? 나도 해봐야 하는데!!" 요즘 살이 부쩍 쪄서 고민하던 나는 들뜬 마음으로 어떤 내용인지 찾아봤다. 어떤 기능적 효과가 있을까? 사실 깻잎은 많은 건강기능적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안타깝게도 식약처에 고시 기능성 원료로는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왜?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가까운 일본에서 깻잎이 '눈의 불쾌감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 검색되었다. (출처: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보도자료 2020.07.15) “왜 사람들은 깻잎을 건강식품으로 생각할까?” 우리가 고기를 싸 먹을 때는 깻잎의 알싸하고 향긋한 맛과 향이 좋아서 먹다가 건조 뒤에는 천연약재료처럼 되어 버리는 깻잎이 이상하게만 보였다.
녹차 따라잡기!
'깻잎을 녹차처럼 만들고 싶다!'라는 꿈을 가지고 녹차 산업의 흐름을 자주 분석해 왔다. 사업을 하면서 처음 만들었던 깻잎차의 타이틀 문구도 '이제는 깻잎시대!'였다. 녹차대신 깻잎의 시대를 이끌겠다는 야심 찬 생각이었다. 번외로 ‘녹차의 시대는 가라!’라는 문구는 광고심의에 걸려서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채 폐기된 슬픈 이야기가 있다.
자꾸 녹차를 의식하고 비교하려고 하다가 생긴 일이었지만 결국에 깨달은 사실은 역시 녹차는 녹차이고 깻잎은 깻잎이었다. 그렇다고 깻잎이 녹차처럼 성장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인정하게 된 다름은 잠재력이 아니라 본질 부분이었다.
말차, 우롱차, 홍차 등 가공법에 따라 다양해지는 녹차를 우리는 기호에 맞게 즐겨 마신다. 그리고 녹차 가루를 사용해 아이스크림, 쿠키, 케이크, 소스, 라테등 여러 가지 형태의 식재료로도 쓰이고 있다.
'그런데 녹차잎의 맛은 어떨까?'
제주도에서 살면서 녹차밭은 몇 번 가봤지만 맛본 적도 없고 맛볼 생각도 못해본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녹차의 맛과 향은 가공한 뒤의 맛이 다였다. '그런데 깻잎은?'
깻잎이 녹차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깻잎의 맛과 향은 생깻잎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공된 깻잎은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은 굉장히 큰 숙제 하나를 나에게 주었다.
"그럼 어떻게 생깻잎의 맛과 향을 지켜 낼 수 있을까?"
벤치마킹하기
깻잎의 사촌 '시소'에게 해답을 물어봤다. 시소는 일본의 깻잎으로 불리며 우리나라 깻잎과는 사촌지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식당에 가면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먹지 않는 호불호가 강한 채소이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에 여행을 갔다가 놀란 점이 동네 작은 마트를 가더라도 시소스낵, 시소디저트, 시소떡등 시소가공식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제품들은 신기하게도 시소잎의 맛과 향을 온전히 품고 있었다.
"시소의 맛을 과연 어떻게 살릴 수 있는 걸까?"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건조방법에서 찾을 수 있었다.
"凍結乾燥(Freeze-drying)"
보통 열을 가해서 건조하는 방식 대신 얼려서 건조하는 방식인 동결건조로 시소의 맛과 향을 살리고 있었다. 뭔가 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신이 났다.
"한번 해봐야겠다!"
시소를 통해 새로운 제품의 가공법의 윤곽이 생겼고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가 불끈 쏟았다. 그래서 동결건조기를 검색해 봤고 곧 좌절감에 빠져버렸다. 비쌌다... 작은 기계가 600만 원이 넘어갔고 건조할 수 있는 용량도 1.5kg 정도로 터무니없이 적었다. 깻잎은 건조를 하게 되면 수분이 빠지면서 1/10로 줄어든다. 즉, 이 기계로 건조를 하였을 때 150g의 최종 산출물밖에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건조 시간이 48시간이 걸렸다. 열풍건조를 할 때 보통 8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해 너무 비효율적이었다.
ㅣ이 글은 제주도에서 깻잎으로 깻잎차, 깻잎소금, 깻잎초콜릿등 다양한 깻잎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는 제주세요의 깻잎 가공식품 개발 성장 이야기입니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