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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Aug 25. 2023

혹시 진행자세요?

나는 매일 출근을 한다, 그곳에서

매일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일을 겪는다. 매일 보는 사람도 그 다양한

상황에 따라 매번 처음 대하는 사람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당황;;; 그들도

나에게서 매일 낯선 향기를 느낄 수도

있게 다란 생각이 든다....


내가 일하는 곳은 한 사무실에 3개의 팀이

있다, 그래서 출근을 하면서 허공에 대고

인사를 한 번 하고, 내 주변으로 다가오면서

먼 각도에서 한 번 더 인사를 한다,

그리고 끝으로  내 자리로 인접해 오면서

우리 팀원들한테  눈을 맞추면서 인사를 한다.


눈을 맞추고 인사한다고 해서 친해서

그런 건 아니고, 왠지 하루종일 붙어

있을 사람들이니 예의상 하는 일련의

각오라고 하자, '우리 오늘도 잘 지내요'라는

눈인사~


그렇게 내 자리로 들어오고 나서는,

한숨 한 번 쉬고 매고 온 가방을 내려놓은 뒤,

허리를 숙여 컴퓨터를 켜면서 한숨을 한 번 더

쉰다.

물론 남들이 들릴 정도로 쉬는 한숨은

아니고, 오늘도 어떻게든 잘해보자

하는 마음에서 하는 다짐 같은 긴

심호흡이라고 하자...


회사는 친목도모 하는 곳이 아니다,

그냥 각자의 목적에 맞게 일하러 오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은 친목도모를 하러 왔나 싶을

정도의 아이스브레이킹을 한다, 물론 나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어서 거의 그런

대화에 잘 끼지 않지만, 너무 아끼면,,,,

그 느낌 아니까 가끔씩 실없는 농담으로

한 마디씩 거들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은 내가 그런 말을 한 뒤에,

어떤 사람이 같은 팀이지만, 별로 말을

하지 않았던 사람인데, 나한테 '보기랑 말

할 때랑 보면 되게 다르다고 말을 했다',

가끔씩 보면 '그렇게 혼자 조용히 있지 않을

거 같은 사람 같다고 했다'.


예전에 우리 그룹장님은 내가 말을 잘

한다고, 윗분들이 오실 때 같이 가서 밥을

먹거나, 티타임을 가질 때 같이 보내기도 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나는 어색한

사람들끼리 있을 때 있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마가 뜨는' 그 상황을 굉장히 견디기

어려워한다. '정적'.... 말이다.... 그래서

나는 무슨 진행자처럼 새로운 이슈나,

주제들을 그때마다 꺼내서 계속 마가

뜨지 않도록 화두를 던져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어제도 어색한 티타임을 가졌는데,

우리 파트장님 집이 송파라고 해서,

내가 근래에 어느 글에서 봤던 송파

오피스텔 월세 가격을 얘기하면서 바로

부동산시세등으로 자연스럽게 주제가

연결되면서 그 정적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티타임의 흔적,  퇴근~

또 나이 있으신 분들이 이런 주제에 관심도

있으니 본인집은 현재 3~4억 정도가

떨어졌다고 말을 하면서도 표정이 별로 나쁘지

않다,

워낙 많이 오른 데다가 또 금세 오를 거라

확신을 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석촌호수도 걸어서 몇 분이면 간다는 등...

부럽...


이런 모습을 아는 내 친구가 본인 남편을

내가 만났을 때 또 친구남편과 함께 있는

그 시간이 나에겐 또 견디기 힘든 어색한

자리라서 또 여러 가지 주제들로 얘기를

하다 보니 내 친구가 나한테 진행자냐는

말을 한 적이 있는 거 같다...


생각을 해보니 내가 이런 이유들로 어색한

상황들을 싫어하다 보니 내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이유가 가장 클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왜 나는 어색한 자리를 견디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나는 늘 편한 사람,

내가 알고 있는 오래된 사람만

만나는 거 같다...


아무튼 이런 줄 알았더라면, 아나운서라도

도전해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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