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05. 2017

애인이 생긴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애인이 생긴 남자>
 
드디어 늑대 탈출, 기다리던 순간이에요
지난 화이트데이에 남잔 좋아하는 그녀에게 고백을 했고 그녀는 남자의 마음을 받아줬어요..


남- 내 인생에도 이런 감격의 날이 오는구나


남자의 인생에 화려한 커플의 시대가 올거라 기대도 못했는데 그 꿈에 그리던 순간이 왔음에 감격해요..
혹시 꿈은 아닌지 자꾸만 꼬집어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믿겨지지 않는다 말하는 남자. 매일 매일이 행복해 잠도 못자는 남자에요
 
무엇보다 남잘 기쁘게 하는 건 90년대 연인들이 했던 그 흔한 닭살멘트!!!
“자기야.. 내꿈꿔..”이 멘트를 이제는 날릴 수가 있다는 거에요.
♬조성모 버전으로 할까요? 이병헌 버전으로 할까요? 차라리 장동건 버전으로 할까요? ♬연습하고 또 연습해요
하지만 아무리 연습을 해도 역시나 제주도 특유의 무뚝뚝함이 뚝뚝 흘러 나오는 건 어쩔수가 없대요.


남-자기야.. 내꿈꿔 (무뚝뚝 버전)


솔로생활 이제 막 청산한 초보커플남에게 자기야 멘트는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마음속에선 버터 성시경 저리가라~ 기름기 좔좔~ 낯간지런 멘트를 잘도 날려대는 버터왕자에요


남-자기야 ...내꿈꿔... (느끼 버전)


이 멘트에 대한 화답인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남자의 애인에게서 문자 한통이 도착했어요.. “자기야...내 꿈꿨어? 아침 잘 챙겨 먹고”라고 묻는 여자~ 기분이 좋다 말하는 남자에요.. 애인이 생긴 이후 매일 잠자는 시간, 잠에서 깨어나는 그 순간이 달라졌어요
자기라고 불리우는 여친에게 문자 메시지를 날리는 건 기본!!! 물론 다른 시간에도 예외는 아니에요. 밥 먹다가도, 흘러가는 구름을 보다가도 회의를 하다가도 하루에 12번도 넘게 여친 생각으로 문자질에 통화질이에요. 그러다 보면 하루가 금세 지나간대요. 이러니 전화요금에도 변화가 심해요. 3.4만원 나오던 전화요금이 어느새 20만원씩이나 껑충 올라 남자를 깜짝 놀라게해요. 덜컥 전화요금에 겁이나 문자질을 그만둬? 통화는 이제 그만해야하나? 하며 심각하게 고민하다가도 사랑을 하려면 이쯤의 전화요금은 감수해야한다며 다시 통화버튼을 눌러 여친과 행복한 통화를 해요


남- 주말에 시간 비워두는 거 알지? 기대하라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늘 그녀 생각!!! 밤이나 아침이나 또 그녀 생각~ 월요일이나 화요일이나 수요일이나 매일 매일 그녀 생각!!!
이제 남자에게 주말이 없어요. 휴일이 없어요. 어떡하면 여친을 기쁘게 해주나~ 주말에는 올레길을 걸어봐?~맛있는 파스타를 먹어봐~ 고민고민해보는 남자에요
 
김치찌개 된장찌개 즐겨먹던 남자가 파스타, 스테이크를 먹으러 돌아 다니고
데이트한다고 최신 개봉영화는 다 챙겨보고, 갑자기 문화생활이 늘게 된 남자에요
스케줄 관리, 이벤트 계획에 거기다 철까지 들게 되었다는 남자!


남- 내가 우리 자기 위해서 금연한다


여친을 위해서라면 못할게 없다 말하는 남자에. 애인이 막 생긴 초창기 남자에겐 그래요. 애인이 싫어하는 건 슬슬 눈치보며 피하고 하지 않아요


남-오늘부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해야지, 우리 자기 앞에 떳떳한 남자가 되야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설계하고 여친을 위해 멋진 남자가 되겠노라 다짐하는 남자에요
그세 휴대전화 번호지정도 0번, 혹은 1번으로 여친이 랭킹순위 1위에 올랐어요
부모님은 2번,3번으로 밀려났어요. 부모님이 아시면 괜히 섭섭해하실 것만 같고 그래서 거짓말만 늘었어요. 데이트 숨기며 용돈 뜯어내 도서관에 간다 말해!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늘 여친만 졸졸졸 쫓아다녀요. 심지어 화장실 가서도 여친 가방을 대신 들어주기까지 하면서 완전 지극정성이에요.
 
이러면서 남자는 또 엉큼한 생각을 해요. 역시 남자란 엉큼한 동물, 늑대가 맞아요


남-손을 잡을까? 키스는 언제하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가야 하나? 슬쩍 여친 눈치 힌번 보고 살살 진도 나가보는 남자에요
 
에인 생긴 남자는 그래요.
데이트 비용에 지출이 늘어 때론 통장이 바닥날지 몰라도 대신 사랑으로 꽉꽉 메꿔 나가 늘 하루 하루가 든든하다 달콤하다 말해요.
사랑 안해 본 사람은 말을 말라며
오늘도 외로운 솔로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남자!!!
 
지금까지 애인 생긴 남자였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애인이 생긴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